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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마 1/2 애장판 13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이소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0년 9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6.
만화책시렁 607
《란마 1/2 25》
타카하시 루미코
장은아 옮김
서울문화사
2003.7.15.
우리가 입고 태어나는 몸은 오늘 이곳에서 살아가는 바탕입니다. 좋은 몸이나 나쁜 몸이 아닌, 겪는 몸이고 보는 몸이고 자라는 몸입니다. 키나 몸집이 늘어날 적에만 자란다고 하지 않아요. 배우기에 자라고, 받아들여 살피기에 자라고, 눈여겨보고 살펴보고 돌아보는 동안 마음에 생각을 심기에 자랍니다. 《란마 1/2 25》은 ‘사내몸’을 가까스로 되찾은 란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쩌다가 찬물이랑 뜨거운물 사이에서 사내몸 ·가시내몸이 엇갈리는 길을 가야 하는 란마입니다. 란마 스스로 살아가고픈 몸을 잃어야 할 적에는 하나도 즐거운 일이 없어요. 부딪히고 깨지고 핀잔을 듣더라도 스스로 바라는 몸을 입을 적에 즐겁습니다. 아카네도, 아카네 두 언니도 매한가지입니다. 스스로 그리는 꿈길에 따라서 하루를 살아갈 적에 즐거워요. 등떠밀린다거나 바라지 않는 길을 갈 마음이 없어요. 그렇다면 란마는 두 몸을 겪는 동안 마음이 자랐을까요? ‘내가 아닌 나’로 지내는 몸일 적에 ‘나 아닌 너’를 새롭게 받아들이면서 이웃이며 동무이며 둘레를 깊고 넓게 헤아리는 눈썰미를 키웠을까요? 《란마 1/2》은 두 아이랑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자라는 하루를 펼친다고 여길 만합니다. 지지고 볶지만 마음 깊이 아끼고픈 씨앗을 심습니다.
ㅅㄴㄹ
“료가, 무스. 너희들 덕에 남자로 돌아왔어. 고맙다.” “훗, 그만둬. 우린 빚을 갚았을 뿐인데.” “무슨 소리. 난 정말 고맙게 생각해. 그야 조금은 너희들의 딸빵함 때문에, 방해가 된 적도 있었지만.” “미안하게 됐다.” (27쪽)
“여전히 귀여운 구석이라곤 없구만. 남은 죽어라 고생만 하고 왔는데. 다정한 말 한 마디 해주면 어디가…….” (34쪽)
“평범하게 만들었어!” “란마, 왜 그때 먹어주지 않은 거냐―!” “뭐가, 아저씨는 뭐.” “란마를 위해서 애써 만든 거 아니었을까나.”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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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마 1/2 25》(타카하시 루미코/장은아 옮김, 서울문화사, 2003)
뜨거운 기의 잔재로 꽉 차 있다
→ 뜨거운 기운이 남아 꽉 찼다
12쪽
선생님은 이런 애 전문이야
→ 샘님은 이런 애 꿰찼어
→ 나는 이런 애 잘 다뤄
49쪽
진귀한 걸 봤지 뭐야
→ 드문 꼴을 봤지 뭐야
64쪽
코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치외법권
→ 마당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봐주지
→ 놀이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눈감지
→ 놀이마당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품꽃
105쪽
도망갔잖아, 불량소녀
→ 달아났잖아, 말썽뭉치
→ 내뺐잖아, 나쁜아이
→ 가버렸잖아, 얄개
12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