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시각장애



 시각장애인으로 생활해 왔다 → 눈못보기로 살아왔다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도서관이 부족하다 → 감은님이 누릴 책숲이 모자라다


시각장애(視覺障碍) : [의학] 안구나 시각 신경이 손상되어 앞이 보이지 않거나 시력이 떨어진 상태

시각장애인(視覺障碍人) : [사회 일반] 선천적 또는 후천적 요인으로 시력이나 시각 신경의 기능이 현저히 낮아진 사람



  우리는 눈으로 보기도 하고, 마음으로 보기도 합니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사람을 따로 ‘장님’이라 합니다. ‘장 + 님’인 얼개인데, ‘장’은 ‘장대·잣대·자랑·잣·자라다’ 같은 낱말에서 볼 수 있듯 ‘자-’가 밑동입니다. 바닷물에 들어가서 바닷살림을 캐는 사람을 가리키는 오랜말에 ‘잠네’가 있어요. ‘잠 + 네’요, ‘잠기다’를 이루는 밑동 ‘잠-’에 ‘-네’를 붙였습니다. 물속에 들어가는 일을 ‘잠기다’라 하는데, 우리가 ‘잠(잠자다·잠들다·자다)’을 이룰 적하고 비슷하게 여기는 결인 ‘잠기다’입니다. 잠들려 할 적에 “눈이 잠기다”라고도 하지요. 닫을 적에 ‘잠그다’라 하고요. 이리하여 ‘장 + 님’이라는 낱말은, “물속에 잠기듯 눈이 사르르 잠겨서, 늘 꿈을 그리는 모습으로 보이는 사람.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사람.”을 가리킨다고 여길 만합니다. 말밑을 헤아릴 수 있다면 우리말 ‘장님’을 알맞게 쓸 테고, 오늘날 흐름을 돌아보면서 ‘잠님·잠꽃’처럼 새말을 지어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눈멀다·눈먼이·눈먼님·눈먼꽃’이나 ‘눈못보기·먼눈·먼꽃’이라 할 수 있고, ‘눈잃다·눈을 잃다’나 ‘감은눈·감은빛·감은님’이나 ‘감은넋·감은얼’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시각장애인의 입학을 허가해 주기는 했지만

→ 감은눈이 들어오라고 열어 주었지만

→ 먼눈을 받아주었지만

《앞은 못 봐도 정의는 본다》(고바야시 데루유키/여영학 옮김, 강, 2008) 71쪽


시각장애가 있는 애인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 눈먼 사랑이와 함께 살아가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 장님인 사랑님과 함께 살아가기란 생각보다 수월치 않았다

《두 번째 페미니스트》(서한영교, 아르테, 2019) 38쪽


시각 장애인이라고 하는 게 좋다

→ 장님이다

→ 먼꽃이라 하면 된다

→ 감은눈이라 한다

《나쁜 말 사전》(박효미·김재희, 사계절, 2022) 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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