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20.
《이오덕 일기 1》
이오덕 글, 양철북, 2013.6.24.
나래터하고 저잣마실을 다녀오려고 마을 어귀에 선다. 시골버스가 들어온다. 어라, 쌈지를 집에 놓고 왔네. 조금 앞서 기름 300들이를 넣느라 쌈지를 꺼내어 값을 치르고서 깜빡 다른 데에 놓았구나. 해가 나다가 눈발이 날리다가 해가 나기를 되풀이하는 하루이다. 17시 버스를 타고서 부랴부랴 읍내를 다녀온다. 오늘은 밤에 이르러 구름이 싹 걷히고 별이 쏟아진다. 《이오덕 일기 1》를 또 되읽고서 한참 자리맡에 놓는다. 이제 이 책을 우리 책숲으로 옮겨놓으면 언제 다시 들출는지 모른다. 이오덕 어른은 2003년에 흙으로 돌아갔으니 벌써 스무 해가 지났다. 아득하다. 이오덕 어른하고는 1999년 2월에 처음 말을 섞었고, 이해에 새뜸나름이를 그만두고서 보리출판사 일꾼으로 옮겼고, 2001년부터 《보리 국어사전》 엮음빛으로 지냈고, 2003년 8월 25일에 더는 책마을이 꼴보기싫어 그만두려는 때에 “멧새가 된 어른” 이야기를 들었고, 2003년 9월부터 서울에서 충주를 오가며 이오덕 어른 글을 여미었다. 외울 수 있을 만큼 어른 글을 되읽은 지난날을 돌아본다. 앞으로는 우리 아이들하고 시골에서 보금숲을 일구는 길을 헤아리며 걸어가야지. 글이란, 허울을 쓰면 허물이 가득한 굴레이고, 사랑을 그리면 새롭게 꿈꿀 길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