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자크 상페 지음, 최영선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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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24.

다듬읽기 86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최영선 옮김

 별천지

 1998.7.25.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장 자끄 상뻬/최영선 옮김, 별천지, 1998)를 되읽으면서 말씨를 곰곰이 생각합니다. 이 책은 어른만 읽지 않아요. 어린이나 푸름이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부드럽고 쉽게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섣불리 글치레를 하기보다는, 동무 사이에서 두런두런 사근사근 나누는 말씨를 적어야 알맞고 빛나요. 아직 낱말책에 없는 낱말이라 하더라도 스스럼없이 짓거나 엮어서 어린이 눈높이를 헤아릴 노릇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낱말이 다 있지는 않거든요. 새롭게 맞아들여서 나눌 살림에는, 우리가 스스로 새롭게 바라보는 눈길을 바탕으로, 우리 손으로 새삼스레 짓는 숨결을 담으면 됩니다. 두바퀴를 잘 달릴 수 있으나, 두다리로 거닐 수 있어요. ‘두바퀴’랑 ‘두다리’라는 말씨를 가만히 돌아본다면, 글 한 자락에 담을 말씨앗 한 톨을 더 깊이 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RaoulTaburin #JeanJacquesSempe


근시와 원시, 사시, 난시를 교정하려는 그의 굳센 의지는

→ 졸보기, 먼눈, 모들눈, 어린눈을 바로잡으려는 굳센 뜻은

16쪽


오불관언의 경지에 달하는 비법을 가진 따뷔랭은 자연스레 남을 웃게 하는 재주도 겸비하게 되었다

→ 딴청을 잘하는 따뷔랭은 어느새 사람들을 웃기기까지 했다

→ 모르쇠를 잘하는 따뷔랭은 문득 사람들을 웃기기도 했다

36쪽


어스름을 이용해 따뷔랭은 진지하게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 따뷔랭은 어스름을 타서 그이한테 차분하게 말을 건넸다

41쪽


세상에는 고백하기 너무 어려운 것들도 있지요

→ 온누리에는 털어놓기 너무 어려운 일도 있지요

41쪽


남은 경주 구간은 확실히 빌롱그에게 전처럼 호의적이지 않았다

→ 남은 달림길은 아무래도 발롱그한테 예전처럼 만만하지 않다

→ 남은 길은 아무래도 발롱그한테 예전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

44쪽


그는 시합 도중 기권을 했다

→ 그는 달리다가 그만뒀다

→ 그는 겨루다가 손들었다

45쪽


존재론적인 근심들과 형이상학적인 불안을 잠시 논외로 하자면

→ 왜 있는지 근심하거나 멀거니 걱정하는 마음을 살짝 미루자면

→ 근심하는 나와 두려운 마음을 살짝 넘어가자면

49쪽


뭐라도 좋으니 어떤 변이 일어나기를 바라며 굼벵이 걸음을 걸었다

→ 뭐라도 좋으니 어떤 동티가 일어나기를 바라며 굼벵이처럼 걸었다

→ 뭐라도 좋으니 어떤 말썽이 일어나기를 바라며 굼벵이가 되었다

66쪽


언덕 위에 올라서 있었다

→ 언덕에 올라섰다

70쪽


어쨌건 사기는 사기인 것이다

→ 어쨌건 거짓은 거짓이다

→ 어쨌건 눈속임은 눈속임이다

80쪽


소시지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었다

→ 고기떡을 가볍게 먹는다

8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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