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원으로 사는 삶 - 나의 작은 혁명 이야기, 2022년 한겨레 '올해의 책'
박정미 지음 / 들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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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13.


다듬읽기 40


《0원으로 사는 삶》

 박정미

 들녘

 2022.10.28.



《0원으로 사는 삶》(박정미, 들녘, 2022)을 읽었습니다. 곰곰이 읽으면 ‘0원’으로 살았다고 여길 수 없습니다. “돈없이 살다”라기보다는 “그냥살기”에 가깝다고 여길 만합니다. “빈손으로 살기”나 “맨몸살이”라기보다는 “돈 아닌 살림”을 바라보려는 길이라 해도 될 테지요.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모든 살림살이는 내가 아니어도 누가 이미 짓거나 빚거나 마련해 놓았습니다. 너무 ‘0원’이라는 허울에 사로잡히면서 줄거리나 얼거리가 살짝살짝 엇나가는구나 싶어요. 그리고 말결이 좀 허울스러워요. 빈손이나 맨몸으로 살림을 꾸리려는 마음이라면, ‘마음을 담는 말’부터 겉치레가 아닌 살림빛으로 가꿀 수 있기를 바라요. 말이 빛나지 않으면 ‘빈수레’이게 마련입니다. 말이 빛난다면, ‘빛수레’로 거듭납니다.


ㅅㄴㄹ


집세와 난방비를 내지 않고 사는 삶이 즐겁기만 하다

→ 집삯과 땔감삯을 내지 않는 삶이 즐겁기만 하다

→ 집삯과 기름삯을 내지 않으니 즐겁기만 하다

10쪽


나의 세계가 어떤 식으로 확장되었는지

→ 내 삶을 어떻게 늘렸는지

→ 내 길을 어떻게 넓혔는지

15쪽


워킹홀리데이로 런던에 왔고

→ 일마실로 런던에 왔고

→ 일하며 배우러 런던에 왔고

19쪽


상사들과 크게 한 판 맞짱이라도

→ 윗내기와 크게 한 판 맞짱이라도

→ 윗분과 크게 한 판 맞짱이라도

20쪽


오싹함이 분노로 바뀌었다

→ 오싹하다가 불이 치밀었다

→ 오싹하다가 확 불타올랐다

21쪽


생존을 위해 해결하려던 세 가지 과제 중 두 가지나 직접 해결하며 산다는 말이었다

→ 세 가지 가운데 두 가지나 스스로 풀며 산다는 말이었다

→ 세 가지 가운데 두 가지나 손수 하며 살아간다는 말이었다

25쪽


머리가 멍해졌다

→ 머리가 멍했다

28쪽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시내에 다녀왔다

→ 끝이레에 가까운 마을에 다녀왔다

→ 이레끝에 가까운 복판길에 다녀왔다

33쪽


작별의 포옹과 인사를 나누고

→ 끝으로 안고 절을 나누고

45쪽


제3세계 사탕수수 생산지의 노동착취와 불공정한 무역 체제도

→ 셋째나라 달달수수밭에서 갈겨먹고 고약한 장삿길도

→ 셋째누리 달콤수수밭에서 벗겨먹고 엉터리 저잣길도

56쪽


큰 건물을 지을 때도 손노동 원칙을 지킨다

→ 큰집을 지을 때도 손으로 일한다

→ 큰집도 손으로 짓는다

60쪽


프로젝트를 시작할 무렵, 한 호스트가 보낸 메일을 받았다

→ 일을 펼 무렵, 어느 지기가 보낸 글월을 받았다

→ 일을 할 무렵, 어느 보듬이가 보낸 글을 받았다

76쪽


각종 양식업으로 인한 바다 오염과 생태계 파괴도 심각한 문제다

→ 온갖 가두리 탓에 바다가 더럽고 숲이 망가져 큰일이다

90쪽


참된 존재함이란 어떤 것인가를 직접 보여주지 못했다

→ 참된 길이란 어떠한가를 스스로 보여주지 못했다

→ 참살림이란 어떠한가를 몸소 보여주지 못했다

98쪽


모든 인간은 안전한 집에서 살 권리가 있다

→ 모든 사람은 아늑한 집에서 살아야 한다

→ 누구나 포근한 집에서 살 노릇이다

138쪽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입는다

→ 벼락을 맞아 망가진다

→ 이아쳐서 무너진다

156쪽


아보카도 재배로 인한 수자원 고갈도 심각한 문제다

→ 아보카도를 키우며 물이 메말라 큰일이다

→ 아보카도밭 탓에 물이 말라 골칫거리이다

157쪽


빌 모리슨은 퍼머컬처를 창시한 사람이다

→ 빌 모리슨은 오래살이를 세운 사람이다

→ 빌 모리슨은 오래시골을 연 사람이다

186쪽


사이먼은 사각형 건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 사이먼은 네모난 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194쪽


마침 주유하고 있는 아저씨가 있었다

→ 마침 기름넣는 아저씨가 있다

228쪽


젊었을 때 무전여행을 많이 했는데

→ 젊을 때 맨몸마실을 자주 했는데

→ 젊을 때 빈손마실을 으레 했는데

228쪽


밤안개가 자욱한 산 정상의 초원은 참으로 몽환적이었다

→ 밤안개가 자욱한 멧꼭대기 들판은 참으로 꿈같았다

238쪽


캐비닛 닫고! 자, 히피들! 몇 명이니?

→ 서랍 닫고! 자, 바람새! 몇이니?

→ 칸 닫고! 자, 바람꽃! 몇이니?

298쪽


대충 점호를 끝내고 마녀처럼 웃으며 출동을 외쳤다

→ 얼추 다 부르고 바람아씨처럼 웃으며 가자 외쳤다

298쪽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두 달째 묵언수행 중인

→ 거의 다 먹을 무렵, 두 달째 고요한

→ 밥을 거의 먹을 무렵, 두 달째 입을 다문

311쪽


며칠 전에 수도원의 커다란 종 아래에서 곤히 낮잠을 자는

→ 며칠 앞서 비나리집 커다란 방울 밑에서 달게 낮잠이던

→ 며칠 앞서 비손집 커다란 딸랑이 밑에서 달게 낮잠이던

357쪽


마당에 나와 있는 한 아주머니를 발견했다

→ 마당에 나온 아주머니를 보았다

374쪽


호텔을 가든 터미널로 가든

→ 마실채를 가든 나루로 가든

379쪽


우리는 모두 진화를 이룰 것이다

→ 우리는 모두 거듭나리라

→ 우리는 모두 다시 태어난다

44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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