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 발밑의 우주를 들여다보는 한 곤충학자의 이야기
정부희 지음 / 동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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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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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이 트인 곳에서 살아가면 하늘빛을 늘 마주하면서 하늘길을 읽는다. 풀벌레가 노래하는 곳에서 살림하면 풀노래를 노상 맞이하면서 풀빛을 헤아린다. 나무마다 잎망울이 터지고 꽃망울이 맺는 마당을 내내 품으면 나무숨결을 누린다. 어떤 일거리(직업)가 있어야 하늘이며 풀이며 나무를 알지 않는다. 스스로 서는 자리에서 짓는 살림살이에 따라서 마음이 자라고 생각이 큰다.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을 읽어 보았다. ‘벌레살핌이’라는 길을 걸어온 발자취를 갈무리했다. 둘레에서는 ‘한국의 파브르’라는 이름을 붙여 주기도 하는데, 파브르 님은 ‘연구실’이 아닌 ‘들숲집’에서 벌레를 품고서 어린이가 알아듣도록 부드럽고 쉽게 풀이했다면, 정부희 님이 쓰는 글은 딱딱하고 어렵다. 어릴 적에 멧골에서 자랐더라도, 오늘 멧들숲에서 살아가지 않는다면, 글도 눈길도 다르다. 둘레에서 일본한자말로 글을 쓰더라도, 벌레는 늘 벌레말·벌레노래인데, 숲말·살림말하고 멀어 안타깝다.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정부희, 동녘, 2022.6.30.)


‘벌레살핌이(곤충 관찰자)’가 아닌 ‘벌레지기’로 거듭나(탈피·변태) 본다면, 글도 눈썰미도 확 다르리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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