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1.15.

오늘말. 목청


어린이가 떠든다고 느낀 적은 여태 아예 없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으니 목소리를 높일 뿐입니다. 숱한 ‘나이든 분’은 어린이가 요 말 조 말 신나게 목청을 높일 적에 “됐다!” 하면서 끊기 일쑤입니다. “좋아!” 하고 맞장구로 더 떠들자고 함께 왁자지껄하는 사람은 없다시피 합니다. 모든 어린이는 조잘조잘 떠들고 싶기에 태어납니다. 어린이는 놀고 노래하고 떠들고 웃고 울고 이야기하면서 빛나는 삶입니다. 우리가 허울 아닌 참으로 어른이라고 여길 수 있으려면, 눈앞에 마주하는 모든 어린이가 마음껏 떠들고 노래하는 자리를 열고서 “우와!” 하고 즐겁게 맞아들일 노릇이지 싶어요. 그러나 ‘어른이 아닌 꼰대’로 머무는 터라, 어린이 마음을 알려고 하지 않더군요. 어린이 마음을 읽을 줄 안다면, 어린이 숨결을 볼 줄 안다면, 먼저 더 말하려 하지 않고서 가만히 들을 줄 알 테지요. 어린이는 스스로 손품에 다리품을 들입니다. 어린이는 쇳덩이(자동차)를 몰지 않아요. 늘 몸소 느끼고 기꺼이 나서요. 살림을 소꿉으로 놀면서 배우는 어린이입니다. 네길이건 여덟길이건 아랑곳않고서 신나게 꽃씨를 심고 꽃으로 피어나는 어린이입니다.


ㅅㄴㄹ


알다·됐다·이야·우와·와·그럼·좋아·옳아 ← 유레카(eureka)


읽다·보다·듣다·구경·맛보다 ← 간접경험


해보다·하다·부딪히다·부대끼다·느끼다·겪다·치르다·만나다·마주하다·맞다·맞이·스스로·몸소·나서다·눈앞·깊이·곧장·바로·발품·손품·다리품 ← 직접경험


목청·목소리·소리·목청꾼·목청님·목청빛·소리꾼·소리님·소리맵시·소리빛·소리꽃 ← 성우(聲優)


살다·살아가다·살아오다·-살이·살림·삶·길·하루·삶길·네길 ← 팔자(八字), 길흉화복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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