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우연 偶然


 우연의 일치 → 어쩌다 맞음 / 용케 맞음

 붕괴되는 것을 우연으로 볼 수는 없다 → 날벼락으로 무너졌다고 볼 수는 없다

 그가 찾아온 것은 계획된 것이 아니라 우연이었다 → 그는 어쩌다 찾아왔다

 우연 속에 내맡긴 행위라 할지라도 → 그냥 내맡겼다 할지라도


  ‘우연(偶然)’은 “1.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이 뜻하지 아니하게 일어난 일 ≒ 우이 2. [철학] 어떤 사물이 인과율에 근거하지 아니하는 성질 = 우연성”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갑자기·갑작스레·벌떡·발딱·뻘떡·와락’이나 ‘벼락·날벼락’으로 풀어낼 만합니다. ‘그냥·그냥그냥·그냥저냥’이나 ‘그러나·그런데·그렇지만’으로 풀어내거나, ‘더럭·덜컥·때마침·마침·몰록’이나 ‘뜻밖·뜻하지 않다·비록·생각밖·생각지 못하다’으로 풀어도 어울려요. ‘모르는 새·모르는 사이에·문득·문득문득’이나 ‘어쩌다·어쩌다가·어쩌면·용하다·용케’로 풀어낼 만하고, ‘얼결에·얼떨결에·얼핏·얼핏설핏’이나 “여태 없다·여태 처음·이때껏 없다·이제껏 처음”이나 ‘확·확확·훅·훅훅·휙·휙휙·휭·휭휭’으로 풀어도 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우연(?淵)’을 “전설에서 해가 지는 곳”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ㅅㄴㄹ



그때 우연히 마법상자를 주웠어

→ 그때 문득 마법상자를 주웠어

→ 그때 뜻밖에 마법상자를 주웠어

→ 그때 어쩌다 마법상자를 주웠어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코키루니카/김은진 옮김, 고래이야기, 2007) 12쪽


범인과 인상착의도 목소리도 비슷한 인물이 우연히 거금을 주웠다

→ 녀석과 옷차림도 목소리도 비슷한 사람이 문득 큰돈을 주웠다

→ 그놈과 차림도 목소리도 비슷한 사람이 얼결에 큰돈을 주웠다

《Q.E.D. 27》(카토 모토히로/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7) 149쪽


피아노는 우연이 아니었다고 믿고 싶지만

→ 피아노는 뜻밖이 아니었다고 믿고 싶지만

→ 피아노는 그냥이 아니었다고 믿고 싶지만

→ 피아노는 얼결이 아니었다고 믿고 싶지만

《피아노의 숲 26》(이시키 마코토/양여명 옮김, 삼양출판사, 2015) 12쪽


이런 추세가 단순히 우연인지

→ 이런 흐름이 그저 일어나는지

→ 이런 길이 문득 나타났는지

→ 어쩌다 이런 흐름인지

→ 때때로 이런 길이 되는지

《우리의 당연한 권리, 시민배당》(피터 반스/위대선 옮김, 갈마바람, 2016) 62쪽


세상에 우연은 없다는 말이 실감 났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

→ 이 땅에 문득은 없다는 말을 느꼈다. 문득처럼 꾸민다

→ 온누리에 그냥은 없다는 말을 느꼈다. 그냥인 척 반드시

→ 삶에 뜻하지 않고 생기는 일은 없다는 말을 깊이 느낀다

《개.똥.승.》(진엽, 책공장더불어, 2016) 15쪽


우연한 기회에 새에 관한 책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 뜻밖에 새를 말하는 책을 펴냅니다

→ 뜻하지 않게 새 책을 펴냅니다

→ 문득 새를 다룬 책을 펴냅니다

《내가 새를 만나는 법》(방윤희, 자연과생태, 2019) 4쪽


우연히 내뱉은 거짓말 덕에 시작된 이 사랑이

→ 얼핏 내뱉은 거짓말 때문에 비롯한 이 사랑이

→ 문득 내뱉은 거짓말로 연 이 사랑이

《위장불륜 4》(히가시무라 아키코/김주영 옮김, 와이랩, 2020) 5쪽


내가 수어를 시작하게 된 것도 우연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 나는 얼결에 손말을 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 나는 어쩌다 손짓말을 배웠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수어》(이미화, 인디고, 2021) 6쪽


순수하지 않은 목적으로 그런 우연한 순간들이 때로는

→ 깨끗하지 않은 뜻으로 그런 때가 문득문득

→ 참하지 않은 그런 자리가 얼핏얼핏

《책과 우연들》(김초엽, 열림원, 2022) 11쪽


그 우연의 순간들을 여기에 조심스레 펼쳐놓는다

→ 뜻밖인 날을 여기에 살짝 펼쳐놓는다

→ 얼핏 스친 하루를 여기에 슬쩍 펼쳐놓는다

→ 갑작스럽던 때를 여기에 가만히 펼쳐놓는다

《책과 우연들》(김초엽, 열림원, 2022) 11쪽


우연한 기회에 참가하게 된 코칭 워크숍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 뜻밖에 함께한 ‘이끄는 익힘꽃’에서 새롭게 깨달았다

→ 문득 들어간 ‘횃불 익힘숲’에서 새롭게 깨달았다

《오십에 하는 나 공부》(남혜경, 샨티, 202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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