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1.5.

오늘말. 냉큼


사랑하는 사람은 스스로 지어요. 짓는 사람은 스스로 일어서요. 일어서는 사람은 바람하고 바다를 고스란히 품어요. 바람을 품으며 우리 나름대로 노래하고, 바다를 품기에 제 나름대로 춤을 즐깁니다. 다부지게 해야 하지는 않습니다. 야무지지 못 하더라도 즐겁습니다. 가다가 넘어지고, 다시 가다가 고꾸라지고, 새로 가다가 자빠지고, 또 가다가 꽈당 하더라도 호젓해요. 제 발로 나아가니 새삼스레 기운을 내게 마련이에요. 무엇이든 척척 해내거나 냉큼 맡을 수 있겠지요. 무엇이든 더디 매만지거나 문득 맡을 수 있어요. 씨앗 한 톨이 뿌리를 얼마나 천천히 내리는지 살펴볼까요? 씨앗 한 톨이 얼마나 느긋이 줄기를 올리는지 바라볼까요? 모두 기꺼이 하늘숨을 마셔요. 다들 스스럼없이 혼넋이에요. 열매가 여물고 매무새가 야물어요. 속대가 곧고 깊기에 든든해요. 나라는 나라임자요, 마을은 마을임자요, 집은 집임자라면, 나는 나임자입니다. 임자넋으로 서로 님입니다. 구름은 바람을 타면서 호젓합니다. 물방울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받쳐주면서 너른바다요 한가람입니다. 선뜻 하지 않아도 돼요. 사랑으로 즐겁게 맞이하기에 활짝 웃으면서 환합니다.


ㅅㄴㄹ


눈·눈금·눈꽃·눈결·빛·꽃·길·결·셈·값·자리·칸·힘·심 ← 지수(指數)


푸르다·풀빛·숲·숲빛·숲길·들길·들빛·바람빛·잎빛·잎·잎망울 ← 에코(eco)


스스로·몸소가다·스스로가다·스스로길·스스로서기·시키지 않다·임자·임자넋·임자얼·혼넋·혼얼·저절로길·제 발로·호젓하다·홀가분하다·혼자서다·홀로서다·기꺼이·기껍다·서슴없다·선뜻·스스럼없다·기운차다·기운넘치다·힘차다·힘넘치다·나름대로·그 나름대로·제 나름대로·내 나름대로·냉큼·닁큼·착·착착·척·척척·다부지다·당차다·야멸지다·야멸치다·야무지다·속대·속알·야물다·여물다 ← 자주적(自主的)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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