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1.5.
오늘말. 지화자
아직 모르는 이들은 섣불리 가르치려고 듭니다. 어른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인 줄 모르기 일쑤입니다. 모름지기 아이가 앞장서서 이끌지는 않되, 아이는 어른이 어떻게 살림살이를 끌어가야 하는가를 오롯이 사랑으로 보여주는 배움꽃이자 횃불이에요. 아이를 사랑으로 마주할 줄 아는 어른일 적에라야 그때부터 길잡이가 되고 길불을 밝히고 길빛을 환하게 펴요. 아이를 등지는 이는 못 이끌어요. 아이를 얕보거나 깔보거나 얕잡는 이는 어른이 아닌 철딱서니 없는 꼰대입니다. 아이가 신바람으로 뛰놀 터전과 마을과 나라를 일구기에 비로소 어른이요, 아이들이 마음껏 춤추고 노래하는 곳에서 얼쑤 지화자 좋구나 함께 웃고 어깨동무하기에 참말로 어른입니다. 어른이란, 나이가 찬 사람이 아닌, 어질게 빛나며 스스로 익히고 나누는 사람입니다. 아이란, 나이가 적은 사람이 아닌, 모든 하루를 기쁜 웃음빛으로 놀라면서 마음 깊이 울리는 사랑을 배우는 사람입니다. 아무나 키를 잡다가는 아무렇게나 헤매요. 스스로 열린 눈빛으로 알아갈 적에 키잡이입니다. 길눈이 어둡다면 아이한테 물어보며 천천히 가면 넉넉해요. 언제나 초롱초롱 밝히면서.
ㅅㄴㄹ
가르치다·길불·길불빛·길빛·길잡이·길라잡이·길앞잡이·길잡님·길님·길잡이불·길잡이빛·길눈·끌다·끌고 가다·끌어가다·이끌다·이끎이·이끎님·이끎빛·이끎지기·배움꽃·배움빛·배움어른·익힘꽃·익힘빛·익힘어른·샘·샘님·샘물님·스승·스승님·우등불·장작불·큰불·화톳불·횃불·횃불잡이·키·키잡이·알려주다·열린길잡이·열린길잡님·열린길불·열린길빛·열린길님 ← 교사(敎師), 교원(敎員), 교수(敎授)
놀라다·놀람말·느낌씨·늑씨·지화자·추임새·얼쑤·얼씨구·어떠하다·메아리·멧울림·울리다·울림·혀를 내두르다 ← 감탄사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