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0.28.
오늘말. 추렴
사람다운 사람이란, 사랑을 펴면서 숲을 품고 들을 달리고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서 헤엄이랑 즐겁게 노는 몸짓이지 싶습니다. 사람스러운 사람이란, 반짝반짝 눈망울로 즐겁게 노래하는 어린이를 지나고, 푸릇푸릇 풀꽃나무랑 어깨동무하는 푸름이를 보내고, 어질고 슬기롭게 바탕을 다스리는 어른으로 서는 매무새이지 싶습니다. 눈에 뜨여야 하지 않아요. 남보다 튀어야 하지 않습니다. 별쭝나지 않으면 어떤가요? 든든히 이 땅에 발을 디디는 뿌리를 알고, 두런두런 추렴을 하거나 도리기를 하면서 서로서로 아끼는 잔치를 열면 넉넉합니다. 새롭게 빛나는 들머리에 서 봐요. 푸르게 일렁이는 길목에 서 봐요. 턱을 치우고 손을 잡습니다. 마을 언저리에서 이야기꽃을 담은 작은종이를 나누어 봅니다. 사람으로서 아름답게 사랑하는 길을 단출하게 꾸러미로 여미어 노느어 봐요. 윗물이나 아랫물로 가르지 않는, 쌈지나 주머니에 따라 나누지 않는, 오직 마음이라는 밑동을 참하게 마주하는 따사로운 길을 걸어요. 같이 값을 냅니다. 같이 하루를 짓습니다. 함께 돈을 치릅니다. 함께 이야기를 하고, 함께 춤을 추고, 함께 웃으면서 활짝활짝 피어납니다.
ㅅㄴㄹ
어귀·언저리·턱·길턱·나들턱·목·길목·들목·길머리·들머리·난달 ← 문간(門間)
알림종이·알림쪽·종이쪽·종잇조각·작은종이·꾸러미·꾸리·단출책·버금·뒷물·아랫물 ← 지라시(찌라시ちらし)
밑·밑동·밑감·밑틀·밑판·바탕·밑글·바탕글·온글·뿌리·밑뿌리·밑싹·다르다·남다르다·별쭝나다·딴판·참·-다운·-답다·-스럽다·처음·처음글·첫글·새롭다·새뜻하다·튀다·뜨이다 ← 오리지널
도르다·도리기·도림꽃·추렴·추렴새·추렴하다·추리다·추림돈·추림삯·같이내다·함께내다·따로내다·따로돈·따로삯·나누다·노느다·거두다·걷다·거두어들이다·긷다 ← 갹출(醵出)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