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0.28.
오늘말. 가난삯꾼
똑같이 땀을 흘리지만 일삯을 덜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터에서는 자리값에 따라 돈을 다르게 내주고, 노래잔치에서도 노래꾼마다 노래삯이 다르더군요. 글을 쓰는 사람도 이름값에 따라 이야기삯을 다르게 주기 일쑤입니다. 하루팔이에 날품팔이로 그토록 온힘을 내지만 가난한 까닭이라면, 사람을 안 보고 허울을 보는 탓이라고 해야지 싶어요. 이름나거나 힘있거나 돈있는 사람이니 돈을 더 받아야 할까요? 어느 모로 보면 이렇게 끊임없이 굴러가는 돈판이 옳을 수 있어요. 그러나 굶거나 쪼들리는 사람이 없이, 너나없이 아름다운 나라로 나아가려면, 자꾸자꾸 치우친 얼거리를 이제라도 돌아보면서 그만 되풀이를 해야지 싶습니다. 나라에서 뒷짓을 일삼기에 가난일꾼이 나오기도 하지만, 우리 스스로 이웃을 안 바라보기에 가난삯꾼이 다시 생기면서 맴돌이를 하는구나 싶어요. 들에 피어도 꽃이고, 숲에 피어도 꽃이고, 길에 피어도 꽃입니다. 글에 나오는 사람도, 어디에도 안 나오는 사람도, 다 다르게 고운 꽃입니다. 큰별도 작은별도 별인 줄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면, 바로 우리 일터와 삶터부터 고르게 빛나는 길을 새롭게 열며 이어가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되풀이·돌다·꼬박꼬박·맴돌다·자꾸·꾸준히·내내·내처·내리·거듭·거푸·또·다시·더·끊임없이·잇다·이어가다·잇달아·늘·노상·언제나·나날이·두고두고·그냥·그대로·이대로·저대로·줄곧·줄기차다·줄줄이·끝없이·가없이 ← 반복, 반복적
하루벌이·하루팔이·하루삯꾼·하루일꾼·날삯꾼·날품팔이·품팔이·가난하다·쪼들리다·굶다·가난팔이·가난벌이·가난일꾼·가난삯꾼·굶는벌이·굶는일꾼·굶는삯꾼 ← 워킹푸어, 근로빈곤층
글사람·글에 나온 사람·글에 나오다 ← 작중인물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