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이야기를 하려면 2023.10.19.나무.



이어가려는 마음이 있기에 둘(또는 여럿) 사이에 ‘말’을 놓는단다. ‘말’은 마음을 나타내는 소리이면서, 마음을 잇는 다리야. 말로 둘(또는 여럿) 사이에 다리를 놓기에, 둘(또는 여럿)은 문득 마음을 열고서 말소리를 받아들이고, 이 말소리에 흐르는 뜻이 무엇인지 읽어내려고 해. ‘말’은 ‘소리’로 ‘마음’을 담지? ‘말’은 ‘떠는 소리’와 ‘높고낮은 소리’와 ‘길고짧은 소리’로 마음을 담아. 이를 ‘말결’이라고 한단다. ‘말결’이란 “마음을 소리로 담은 결”인데, “말에 담은 마음을 읽을 수 있도록 물결(진동·파동)로 나타낸”단다. 말을 귀로 듣고 글을 눈으로 읽지? 말글을 눈귀로 받아들일 적에는, 처음은 ‘겉뜻’을 살펴. 이 겉뜻을 머리로 보내어 ‘속뜻’을 헤아려. 그리고 ‘겉뜻·속뜻’을 가슴(심장)으로 보내어 ‘참뜻’을 알려고 한단다. 그러니까 말 한 마디에는 세 가지 뜻이 있어. 겉뜻·속뜻·참뜻. 너희는 세 가지 뜻을 나란히 읽니? 다 느끼고 살피니? 겉뜻에서 맴도니? 속뜻까지는 느끼니? 참뜻을 알아차리면서 새로 이야기를 하니? 사람살이를 보면, 거의 몽땅 ‘겉뜻 나누기’를 하더구나. 이어가려는 말이 아닌 시키는 말에 그치고, 잇는 마음이 아닌 누르는 말에 머물고, 일구는 사랑이 아닌, 밀어붙이거나 몰아세우는 말이 넘치고, 반짝반짝 생각을 일으키는 말이 아닌 차갑게 내치는 말에 갇히더구나. 겉뜻만 나누기에 사람들은 스스로 겉치레(허울)로 휩쓸리고 흔들려. 적어도 속뜻을 펴야 할 텐데, 속뜻을 사랑으로 가꾸지 않으면 미움씨앗이나 불씨앗으로 치달아. 서로 살리면서 만나려면 이야기를 이룰 참뜻이 피어나는 말을 고르고 품으면서 쓸 수 있어야 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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