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7.25.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글/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2016.6.1.



곁님 셈틀을 고치러 읍내마실을 한다. 맡기면서 곰곰이 생각하자니, 이제 바꿀 때에 이른 듯싶다. 읍내 셈틀집은 ‘윈도우 정품’이 아니어도 새것 값을 비싸게 부른다. 품삯을 넣겠지만, 고흥 같은 시골에서 셈틀집을 꾸리니 고맙지만, 어쩐지 너무 세다. 지난겨울에 숲노래 씨 셈틀은 바가지를 쓰고 샀다만, 곁님 셈틀은 꼼꼼히 살핀 끝에 ‘숲노래 씨 셈틀보다 나은 것’을 토막값(반값)에 누리가게에서 장만한다. 큰아이랑 시골버스를 탄다. 오늘은 비가 내리지는 않되, 눅눅바람이 짙다. ‘두배낳이’ 새끼 제비가 거의 다 컸다. 둥지나기를 앞둔 모습이다. 집배움(홈스쿨링)을 하는 두 아이한테 ‘학업중단 위기학생 특별지원사업’을 받도록 글자락(서류)을 넣겠다고 군청에서 전화가 온다. 이름도 참 거석하다. 집에서 배우는 아이들이 다 ‘위기학생’인가?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를 읽었다. 다 읽고서 멍하다. 라오스에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저 ‘하루키’ 이름에 기대어 술타령인지 헛바람인지 주절주절 늘어놓았을 뿐이다. 라오스를 사랑하는 사람이 라오스 이야기를 써서 책으로 낼 일이 아닌가? 제발 이름값으로 허튼책을 안 내기를 빈다. 종이가 아깝고 나무한테 크게 잘못했다.


+


석 달이 지난 오늘(2023.10.20.) 돌아보노라니 ‘학업중단 위기학생 특별지원사업’ 서류를 꾸려서 내라고 해서 이틀쯤 품을 들여 이모저모 써서 냈는데, 그 뒤 아무 연락이 없다. ‘학업중단 위기학생’이 우리나라에 몇이나 있을까? 이 사업비는 군청이나 교육청에서 제대로 펴는지 알쏭하다. 큰아이는 2023년에 16살에 이르도록, 작은아이는 13살에 이르도록, 이 사업비를 여태 받은 적이 없다. 전남교육감이라는 분은 여태까지 ‘학교밖 청소년이 소외되지 않도록 힘쓰겠다’는 공약을 걸고서 여러 사람이 뽑혔지만, 2011년부터 이제껏 ‘학교밖 청소년 지원사업’이 하나조차 없었다고 느낀다. 아니면, 우리 집 두 아이만 콕 집어서 이 지원사업을 일부러 다 떨어뜨렸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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