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7.21.


《오십에 하는 나 공부》

 남혜경 글, 샨티, 2023.6.22.



인천으로 이야기를 펴러 가는 날이다. 읍내로 나와서 서울로 시외버스를 타고, 전철로 갈아타서 인천으로 간다. 길에서 아홉 시간쯤 보낸다. 버스·전철에서 노래꽃(시)을 쓴다. 먼저 구월동 〈책방건짐〉을 찾아간다. 책내음을 헤아리고서 볕이 후끈후끈한 곳을 따라서 주안동으로 걷는다. 얼마 앞서까지만 해도, 인천은 골목나무나 골목밭이나 골목꽃을 보면서 슬슬 거닐 만했지만, 골목을 뚝 잘라서 부릉부릉 매캐한 길이 너무 늘었다. 잿더미(아파트)가 하늘을 가리고 시끄러운 길은 더 걷고 싶지 않아서 시내버스를 타고 배다리로 간다. 〈나비날다〉하고 〈집현전〉하고 〈아벨서점〉에서 책을 장만한다. 다시 책빛을 품으면서 눈을 쉰다. 저녁 19시에 말밑풀이(어원해석) 이야기꽃을 편다. 오늘은 ‘늘·비’하고 ‘빚다’가 얽힌 실타래를 들려준다. 《오십에 하는 나 공부》를 읽었는데 여러모로 아쉽다. “쉰 살에 나를 배운다”고 한다면, ‘쉰·쉼·쉽·숲·수수’라는 ‘수’가 말밑인 우리말을 읽어낼 줄 알 노릇이라고 본다. 쉬어가면서 숲을 수수하게 품고 풀어내는 철빛이 쉰(50)이라는 나이일 테니까. 둘레(사회)에 길든 일본스러운 한자말이나 영어로는 하나도 안 ‘쉽’고 ‘숲’하고도 멀다. 숲을 등지면 누구나 빛을 잃는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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