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올록볼록해 - 아이와 내가 함께 자라는 방식
이지수 지음 / 마음산책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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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다듬읽기 111


《우리는 올록볼록해》

 이지수

 마음산책

 2023.7.5.



《우리는 올록볼록해》(이지수, 마음산책, 2023)를 읽었습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나날을 적바림하는 글은 반갑습니다만, 아이 곁에서 하루를 오롯이 사랑으로 보낸 이야기하고는 많이 멀어 아쉽습니다. 숱한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배움터(학교)를 안 반깁니다. 이때 숱한 어른들은 아이들이 그저 떼를 쓴다고 여기지만, 아이들은 누구나 기운으로 느끼기에 꺼립니다. 스스로 실컷 놀며 어버이 곁에서 살림을 눈여겨보고 소꿉놀이를 하고픈 아이입니다. 따로 뭘 배우러 다녀야 하는 아이가 아닙니다. 아이를 바깥(시설·학원·학교)에 맡기는 하루를 옮겨도 돌봄글(육아일기)일 수 있지만, 아이하고 온하루를 신나게 놀면서 소꿉살림을 짓는 나날을 땀내음으로 옮길 적에 비로소 ‘돌봄하루’로 여길 만합니다. 푸념을 담는 글이 아닌, 앞으로 아이가 열다섯 살 무렵에 이르면 ‘어버이가 남긴 돌봄하루(육아일기)’를 읽을 수 있도록, ‘우리 보금자리 살림이야기’를 담아야 하지 않을까요?


ㅅㄴㄹ


아이를 키운다는 것, 그것은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작은 인간을 이해해 보려고 애쓰는 일이며

→ 아이 키우기는, 말을 나누기 어려운 작은 사람을 헤아려 보려고 애쓰는 일이며

→ 말로 마음을 나누기 어려운 작은 사람을 헤아려 보려고 애쓰는 아이 키우기이며

7쪽


아이의 사랑스러움은 육아에 얽힌 온갖 노동 사이사이에서 불현듯 튀어나온다

→ 아이를 돌보는 사이사이 사랑스러운 모습을 불현듯 본다

→ 아이를 돌보는 사이에 사랑스럽구나 하고 불현듯 느낀다

7쪽


육아는 나를 아주 조금은 이타적인 인간으로 만들어 준다

→ 아이를 돌보며 아주 조금은 이웃을 헤아릴 수 있다

→ 아이를 돌보기에 아주 조금은 둘레를 살필 수 있다

8쪽


개인적인 육아 일기지만 그 안에 어떤 보편성이 묻어나기를 바라며 썼다

→ 내 돌봄글이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 내 돌봄하루이지만 두루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10쪽


시작은 회사였다. 회사에 안 가니 시간이 참으로 많았다

→ 처음은 일터였다. 일터에 안 가니 하루가 참으로 길다

→ 일터부터이다. 일터에 안 가니 틈이 참으로 넉넉하다

19쪽


간절했던 것도 아니어서 차일피일 미뤄왔으나

→ 목마르지도 않아서 하루이틀 미뤄왔으나

→ 애타지도 않아서 미뤄왔으나

19쪽


뇌를 풀가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 머리를 쥐어짰다

→ 머리를 잔뜩 썼다

→ 머리를 핑핑 돌렸다

25쪽


후발대로 오는 윤정

→ 나중에 오는 윤정

→ 뒤따라오는 윤정

→ 뒤에 오는 윤정

27쪽


오로지 산모의 젖을 짜기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었다

→ 오로지 엄마젖을 짜는 곳이다

39쪽


변기에 앉아서 유축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 밑동이에 앉아서 젖을 자주 짠다고

→ 뒷동이에 앉아서 으레 젖짜기를 한다고

41쪽


양가 부모님만 모시고 간소하게 치를 것

→ 두집 어버이만 모시고 가볍게 치르기

→ 어버이만 모시고 단출히 치르기

57쪽


사소한 일에 의미 부여 하는 것을 경계하는 성격이다

→ 작은일에 뜻을 안 붙이려고 한다

→ 잔일을 바라보지 않으려고 한다

64쪽


어린 나와 보냈던 시간을 복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어린 나와 보낸 나날을 되새기는 듯하다

→ 어린 나와 보낸 하루를 돌아보는 듯하다

102쪽


그건 너 안에 괴물이 들어와서 그래

→ 네 마음이 불타서 그래

→ 네 마음이 타올라서 그래

→ 네가 짜증을 내서 그래

120쪽


또 등원 거부가 시작되었다. 등원 거부의 양상은 다양하다

→ 또 안 가려고 한다. 안 가는 까닭은 많다

139쪽


이 대사의 주어를 종종 부모로 바꾸어 본다

→ 임자말을 으레 어버이로 바꾸어 본다

149쪽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데려왔을 때만 해도

→ 돌봄집에서 집으로 데려올 때만 해도

149쪽


누군가를 세밀하게 사랑하려면 맥락이,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다

→ 누구를 찬찬히 사랑하려면 흐름이, 밑절미가 있어야 한다

→ 누구를 곰곰이 사랑하려면 밑줄기가,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151쪽


노 키즈 존이라 해도 우리가 들어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 아이를 막는다 해도 우리는 멀쩡히 들어갈 수 있다

→ 아이는 안 되더라도 우리는 그냥 들어갈 수 있다

158쪽


식목일이었던 어제

→ 나무날이던 어제

170쪽


남편이 반차를 쓰지 않고 종일 일했다

→ 곁님이 나절쉼을 안 쓰고 내내 일했다

→ 짝꿍이 사잇쉼을 안 쓰고 내처 일했다

171쪽


빨래는 내일의 내가 하겠지

→ 빨래는 이튿날 하겠지

→ 빨래는 다음에 하겠지

176쪽


육아와 일을 양립시키는 방법 같은 건 아직 잘 모르겠다

→ 아이와 일을 같이하는 길은 아직 잘 모르겠다

→ 아이와 일이 나란히 가는 길은 아직 잘 모르겠다

186쪽


어쩌면 그린 라이트일까?

→ 어쩌면 푸른불일까?

→ 어쩌면 좋으려나?

→ 어쩌면 받아들이나?

19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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