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편집 - 에디터·크리에이터를 위한 편집력 강의
스가쓰케 마사노부 지음, 현선 옮김 / 항해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말숲 / 글다듬기 2023.9.19.

다듬읽기 102


《도쿄의 편집》

 스가쓰케 마사노부

 현선 옮김

 항해

 2022.12.12.



《도쿄의 편집》(스가쓰케 마사노부/현선 옮김, 항해, 2022)을 읽으면서 ‘서울 엮음새’는 뭘까 하고 한참 돌아보았습니다. 글씨·그림만 보기에 좋도록 놓기에 ‘엮다’라 하지 않습니다. 알맹이가 없어도 ‘있어 보이’도록 하기에 ‘여미다’라 하지 않습니다. 어느 종이를 쓰고 줄틈이나 글꼴이 어떠하든 ‘줄거리에 사로잡히고 이야기에 스며들’ 만한 길을 들려주어야 비로소 ‘엮다·여미다’라 하겠지요. 첫머리부터 “광고 책자, 지라시” 같은 옮김말이 나오는데, 일본말 ‘지라시’라랑 ‘광고 책자’가 뭐가 다를까요? 한글로 내는 책이라면 한글뿐 아니라 우리말을 하나하나 짚을 줄 알 노릇입니다. 애써 남다르게 꾸미려 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은 바탕부터 다릅니다. 튀려고 하지 말고, 속빛을 고스란히 담을 적에 ‘가다듬다’요 ‘추스르다’요 ‘매만지다’로 나아갈 테지요.


ㅅㄴㄹ


광고 책자, 지라시는 물론이고

→ 알림글, 꾸러미를 비롯하여

→ 알림책, 꽃종이부터

10쪽


태곳적 편집물은 복제물이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것이었습니다

→ 먼 옛날에는 엮음꾸러미를 베낄 수 없었습니다

→ 옛적에는 엮은 꾸러미를 못 베꼈습니다

11쪽


우리는 매일 편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 우리는 날마다 엮으며 살아갑니다

→ 우리는 늘 짜면서 살아갑니다

12


언뜻 보면 능동적 기획이 더 멋지고 좋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 언뜻 보면 스스로 지어야 더 멋지고 좋게 느낄지도 모르지만

→ 언뜻 보면 몸소 꾸려야 더 멋지고 좋게 느낄 수도 있지만

15


수동적 기획이 멋진 결과를 만들어 낼 때도 있으며

→ 시켜서 하는데 멋지게 끝날 때도 있으며

→ 심부름을 멋지개 끝맺을 때도 있으며

15


초대형 프로젝트부터 저예산 프로젝트까지 골고루 경험했습니다

→ 큰일부터 작은일까지 골고루 해봤습니다

→ 엄청난 일거리부터 조촐한 일까지 골고루 했습니다

16


타깃은 기획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 잘 겨냥해야 합니다

→ 제대로 노려야 합니다

19


최근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초역 니체의 말》 같은 ‘초역 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 요새 꾸준히 자리잡은 《간추린 니체 말》 같은 ‘간추린 꾸러미’도 마찬가지입니다

→ 요새 오래책으로 자리잡은 《추림 니체 말》 같은 ‘추림 꾸러미’도 마찬가지입니다

27쪽


이 명문을 제목을 지을 때마다 금과옥조로 삼습니다

→ 이 꽃글을 이름을 지을 때마다 꽃다짐으로 삼습니다

→ 이 멋글을 이름을 지을 때마다 알뜰히 살핍니다

54


타지 사람의 관심도 끌 수 있는 흡인력이 느껴집니다

→ 이웃마을 사람 눈도 끌 수 있다고 느낍니다

→ 옆마을 사람 눈길도 끌어들이는구나 싶습니다

57


이 잡지의 이름은 생태적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을 나타낼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어로 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이 달책은 숲넋과 푸른길을 나타낼 한 마디로 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69


혹시 색채로만 구성된 그림을 본 적이 있는지요

→ 빛깔로만 꾸린 그림을 본 적이 있는지요

→ 빛깔로만 여민 그림을 본 적이 있는지요

89


아름답다라는 말을 무척 많이 썼습니다

→ 아름답다라는 말을 무척 자주 썼습니다

156


그곳에 숨은 수리 법칙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 그곳에 숨은 셈길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157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