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3.9.9.

숨은책 833


《전두환 시대 3》

 岩波 편집부 엮음

 황인 옮김

 중원문화

 1988.6.30.



  2007년 7월 17일에, 서울 용산 〈뿌리서점〉에 들러서 한창 책을 읽는데, 어느 책손이 책집지기하고 실랑이하는 소리가 납니다. 좀 어이없어서 받아적었습니다. 그때 《전두환 시대 3》이라는 책을 쥐었습니다. “교과서가 무슨 천 원이에요?” “아뇨, 교과서는 천 원이에요.” “아뇨, 무슨 천 원이나 해요. 애 숙제 때문에 사러 왔는데, 학교에 놓고 와서.” 아무리 2007년이라 하더라도 ‘헌 배움책’ 하나를 1000원 값을 받는다면 매우 쌉니다. 그런데 ‘애 숙제’ 때문에 사야 하고 ‘학교에 놓고 와서’ 사야 하기에 ‘1000원도 비싸다’고 여기면, 그냥 달라는 뜻일 테지요. 그러면 ‘배움책을 놓고 온 어린배움터’에 가면 될 테고, 배움터에서 달라고 하면 되겠지요. “전두환 시대”에 우두머리 한 놈만 썩어문드러지지 않았습니다. 우두머리 곁에서 탱자탱자한 놈이 득시글하고, 우두머리를 치켜세우는 글을 쓰며 하느작거린 놈이 그득합니다. 그러나 그들만 낄낄거렸을까요? 다른켠에서 우리 스스로 ‘과외·학교·학원·입시’에 사로잡히면서 쳇바퀴질에 바보짓을 고스란히 폈습니다. 값올리기(성적향상·경제발전)는 배움길하고 멉니다. 이웃을 안 바라보면서 스스로 삶·살림·사랑하고 등진 우리 모두는 그놈하고 매한가지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