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6.8.
《물고기가 왜?》
김준 글·이장미 그림, 웃는돌고래, 2016.2.25.
개오동나무꽃 곁에 석류꽃이 핀다. 마을 곳곳에서는 밤꽃이 피어 밤꽃내음이 퍼진다. 초롱초롱 별밤을 누리는 하루이다. 요즈막은 별내가 하얗게 퍼지는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그윽하고 아늑하다. 두바퀴를 달려서 낫하고 호미를 두 자루씩 장만한다. 나래터(우체국)로 가서 조선낫·호미를 부산 이웃님한테 부친다. 한 자루만 부치려다가, 둘씩 짝을 맺는 쪽이 나으리라 여겼다. 숲노래 씨는 낫이나 호미를 어디에서 얼마를 치러서 사는 줄 알지만, 요새는 낫이나 호미를 어디에서 파는지 아예 모르는 분이 훨씬 많으리라. 낫을 장만하더라도 어떻게 숫돌로 가는가를 모르기도 하겠지. 《물고기가 왜?》를 일곱 해 앞서 읽고서 잊었다. 새삼스레 다시 읽다가 아이들이 이 책을 따분하다고 여긴 마음을 잘 알겠더라. 바다에서 살아가는 이웃을 ‘밥(먹을거리)’이 아닌 ‘바다이웃’인 ‘헤엄이’로 품으려는 마음이 없다면, 그저 겉만 훑을 뿐이다. 들풀이며 나비이며 나무하고 마음으로 말을 섞지 못 하면서 풀밥만 먹는다면, 바다이웃이나 빗방울이나 구름하고 마음으로 말을 못 섞으리라. ‘생물학·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다들 겉만 훑는다. ‘문학·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똑같이 겉만 만진다. 참말로 ‘배움’이라면, ‘바라보는 받아들임’인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