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842


《조선일보 100% 활용하기》

 편집팀 엮음

 조선일보사

 2003.4.30.



  이 나라에서 ‘조중동’은 사라질 뻔했습니다. 1997년에 김대중이 나라지기로 뽑히면서 힘을 확 잃는 듯했고, 2002년에 노무현이 나라지기로 뽑히면서 수그러드는 듯싶었어요.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두 사람이 나라지기를 맡는 동안 온갖 말썽·잘못이 잇달으면서 ‘조중동’은 새삼스레 힘을 받아 살아났습니다. 《조선일보 100% 활용하기》는 몇 해 동안 숨죽이면서 틈을 노리던 ‘검은붓’이 다시 활개를 치면서 내놓은 꾸러미입니다. 이제 예전처럼 검은붓을 놀리면서 눈가림을 할 수 없는 줄 크게 깨닫고는 ‘문화·예술·스포츠·여가·교육’으로 붓길을 넓히면서 목소리를 키우려 했어요. ‘조중동’ 붓꾼(기자)이 글(기사)로는 거의 안 쓰지만, ‘일제강점기 조중동 친일부역’하고 ‘박정희 군사독재 부역’은 버젓이 드러났고 똑똑히 남은 자취입니다. ‘조중동’은 지난날을 깨끗이 뉘우치고서 다시설 수 있었습니다만, 뉘우침·돌아봄 없이 일어섰어요. ‘조중동 꾸지람’을 하던 이들이 스스로 저지른 말썽·잘못을 보고는 “너희는 깨끗하니?” 하면서 콧대를 세웠거든요. 바르게 일하며 돈을 벌면 되고, 착하게 살림하며 이름을 얻으면 되고, 아름답게 숲을 품으면서 힘을 베풀면 됩니다. 우리나라 새뜸(언론)은 언제 철이 들까요?


조선일보가 두려워하는 것에 관해서입니다.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독자입니다. 특히 독자들의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가장 두려워합니다. 하나는 아무도 더 이상 욕을 하지 않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무도 조선일보를 더 이상 보지 않는 것입니다. 왜 아무도 욕을 하지 않을까요. 그때그때의 대중정서만을 따라가면 욕을 먹지 않습니다 … 조선일보는 한국사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 변함없이 ‘욕하면서도 보지 않을 수 없는 신문’을 걸어갈 것입니다. (이한우 논설위원/268, 269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