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 사계절 만화가 열전 21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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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8.1.

만화책시렁 575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

 이창현 글

 유희 그림

 사계절

 2023.7.14.



  아기를 업은 적이 없는 사람은 ‘아기 업은 모습’을 엉터리로 그립니다. 아기를 업은 적이 있어도, ‘아기가 어떻게 업혀야 느긋하고 즐거운지’를 헤아리지 않았으면 ‘아기 업은 모습’을 아리송하게 그려요. 책을 읽어 보았거나 날라 보았기에 ‘책을 읽을 적에 어떻게 손으로 쥐는가’라든지 ‘책을 나를 적에 어떻게 손으로 쥐는가’를 제대로 말로 풀거나 글로 쓰거나 그림으로 옮기지는 않습니다. 온몸으로 땀흘려 책을 나르는 삶을 보내야만 ‘책 나름새’를 잘 그려낼 수 있지는 않아요. 그러나, 웬만큼 책을 날라 보아야 ‘책 나름새’를 제대로 그려내겠지요. 무나 배추를 안 썰어 보고서 ‘무썰기·배추썰기’를 그릴 수 없어요. 걷거나 달리지 않고서 ‘걷기·달리기’를 그릴 수 없어요. 자전거를 타 보았더라도, 자전거를 타는 매무새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 하는 사람은 ‘자전거 달리는 모습’을 엉성하게 그립니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은 나쁘지도 어수룩하지도 않다고 여깁니다만, “숨은 책벌레”는 “조용히 책벌레”로 살아갈 뿐입니다. 억지스레 꾸미지 않기를 바라요. 더더구나 겉그림에 나온 ‘책더미를 가슴으로 받쳐 손끝으로 들기’를 엉터리로 그렸습니다. 책더미를 ‘이 그림에 나오듯 손으로 쥐’면 와르르 무너집니다. 제발, 책더미를 스스로 날라 보고서 그립시다. 책더미를 스스로 날라 보아야 ‘손’이 어디로 어떻게 가는가를 알고, ‘몸’을 어떻게 두고 ‘책을 받치는 가슴’이 어떤 모습이고 ‘등줄기’는 어떤 모습인가를 똑똑히 알겠지요. ‘책더미를 나를 적에는, 두 팔을 쭉(곧게) 뻗어서, 엄지는 위로 올리고 네 손가락은 바닥을 받치는데 몸에서 먼 쪽으로 맨 밑바닥 책등을 감싸쥐고, 책더미는 배와 가슴에 살며시 기울여 바싹 붙이고 턱으로 가볍게 눌러 주고, 이때에 배를 살짝 앞으로 내밀고 등은 활처럼 슥 휘는데, 머리는 뒤쪽으로 조금 눕히는 모습’이어야 올바릅니다. 이 책 겉그림에 나오는 모습으로는, 책을 들 수조차 없습니다. 그림으로만 이렇게 책을 쥐어도, 이미 ‘손가락과 손 모습’부터 틀렸기에 책이 와르르 무너져야 합니다. 이 만화책을 그린 사람은 ‘초능력자 사서’를 그리지 않았겠지요? 출판사 편집부 일꾼도 책을 날라 본 일이 없으니, 이 엉터리 그림을 표지에 넣고도 못 느꼈으리라 봅니다. 책을 그냥 1만 권쯤만 손수 날라 보면, 이런 엉터리 그림을 그릴 수는 없습니다.


ㅅㄴㄹ


어느 날 집 근처 도서관의 존재를 알게 된 뒤로

→ 어느 날 집 곁에 책숲이 있는 줄 알아차리고서

→ 어느 날 집 가까이 책숲이 있는 줄 알고서

8쪽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 새로운 삶이다

→ 새삶에 첫발을 딛었다

→ 새롭게 하루를 열었다

9쪽


도서관이 직장이 되고부터 독서량이 줄었어

→ 책숲을 일터로 삼고부터 책을 못 읽어

→ 책숲에서 일하고부터 읽을 틈이 줄었어

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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