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3.7.29.

숨은책 852


《사회학적 상상력》

 C.라이트 밀즈 글

 강희경·이해찬 옮김

 홍성사

 1978.3.10.



  ‘한글’하고 ‘우리말’은 다릅니다. ‘한글’하고 ‘훈민정음’도 다릅니다. 그러나 무엇이 어떻게 왜 다른가를 또렷이 알면서 어린이한테 들려주는 어른은 참으로 드뭅니다. ‘글’은 ‘말’을 옮겼다고 여기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떠도는 글 가운데 ‘말·우리말’을 옮긴 ‘소리무늬’인 글은 드뭅니다. 《사회학적 상상력》은 2004년에 이르러 고침판이 나오지만, 1978년에 옮긴 말씨를 그대로 읽혔고, 나중에라도 썩 안 바뀌었습니다. “우리 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직접간접으로 도움을 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전체적으로는 일본어 번역본 《社會學的 想像力》(鈴木廣 譯, 紀伊國屋書店 刊, 1975년 제8판)을 많이 참고했으며(6쪽)”처럼 ‘일본책을 베낀 일’을 밝힌 머리말을 의젓하다고 보아야 할까요, 어리석다고 여겨야 할까요, 창피하다고 느껴야 할까요? 스즈키 히로시(1938∼2014) 님이 1965년에 일본글로 옮긴 책에 나온 ‘일본말씨·일본 한자말’을 1978년에도 2004년에도 2023년에도 그대로 쓰거나 퍼뜨리는 우리나라입니다. 삶터를 그릴 줄 모르면 삶을 읽지 못 할 테고, 마을·나라·곳을 헤아릴 줄 모르면 스스로 눈뜨지 않습니다. 무늬가 한글이라서 우리글이나 우리말이 아닙니다. 배움길은 무늬 아닌 삶길입니다.


ㅅㄴㄹ


#TheSociologicalImagination


다음과 같은 한 문제가 나를 약간 당황스럽게 만든다

→ 나는 다음에 들 보기 때문에 좀 어지럽다

→ 나는 이러한 보기 때문에 적잖이 놀란다

→ 이런 일을 볼 때마다 퍽 어리둥절하다

4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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