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마르의 아이들
힐베르트 에르난데스 지음, 박중서 옮김 / 고트(goat)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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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읽기 . 만화비평 2023.7.26.

만화책시렁 557


《팔로마르의 아이들》

 힐베르트 에르난데스

 박중서 옮김

 goat

 2020.5.30.



  “미국 멜로드라마 만화의 완벽한 고전”이라든지 “마르케스를 환기하는 마술적 사실주의 분위기가 돋보이는 놀라운 장편만화”라는 이름을 내세운 《팔로마르의 아이들》을 진작 읽기는 했으나, “미국 언더그라운드 만화의 고전” 같은 추킴말은 너무 허울스러우면서 낯간지럽습니다. 그저 ‘이야기’로 읽고 ‘그림꽃(만화)’으로 바라보려 한다면, ‘아주 나쁘지는 않’을 만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터전하고 맞아들어가는 줄거리로 여기기도 어렵다고 느낍니다. 거꾸로 본다면, 우리나라에서 널리 읽히거나 손꼽기에 이웃나라에서 널리 읽어야 하거나 손꼽아야 하지 않습니다. ‘대단하고, 훌륭하고, 아름답고, 멋지고, 이름나고, 손꼽히’니까 ‘그저 닥치고 읽으라’고 들이민다면, 문득 들여다보기는 하겠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긴’ 줄거리도 아닌데 ‘장편’이라고 내세우니 아리송합니다. “대안만화의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었다고 외치는 ‘보도자료’는 창피하기까지 합니다. 왜 이렇게 올려세우려고 할까요? 그저 오늘을, 이곳을, 사람을, 삶을, 하루를 담아내고 가만히 손을 내밀면, 모든 이야기는 시나브로 피어납니다. 애써 얼기설기 짜맞추려 하면, 오히려 군더더기에 덕지덕지 어지럽습니다.


#ChildrenofPalomar #GilbertHernandez


저 바위가 이 지역의 가장 순수한 식수를 가로막고 있어요

→ 저 바위가 이 고장에서 가장 맑은 샘물을 가로막아요

→ 저 바위가 이곳에서 가장 맑은 물줄기를 가로막아요

27쪽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선 무슨 일이든 감수할 거고요

→ 아이를 지키자면 무슨 일이든 할 테고요

→ 아이를 보듬자면 무슨 일이든 받아들일 테고요

57쪽


괜히 여신 이름을 따서 네 이름을 지은 게 아니구나

→ 빛순이 이름을 그냥 따서 네 이름을 짓지 않았구나

→ 꽃순이 이름을 슥 따서 네 이름을 짓지 않았구나

76쪽


두 사람 모두 조류 연구학자일 뿐이라네요

→ 두 사람 모두 새를 살필 뿐이라네요

→ 두 사람 모두 새바라기일 뿐이라네요

9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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