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낙서 落書


 벽에 있는 낙서들 → 담에 있는 글

 칠판의 낙서를 지웠다 → 판에 끄적인 글을 지웠다

 담 모퉁이의 얼룩이며 낙서까지도 → 담 모퉁이 얼룩이며 적바림까지도


  ‘낙서(落書)’는 “1. 글을 베낄 때에, 잘못하여 글자를 빠뜨리고 씀 2. 글자, 그림 따위를 장난으로 아무 데나 함부로 씀. 또는 그 글자나 그림 3. 시사나 인물에 관하여 풍자적으로 쓴 글이나 그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글·글꽃·말꽃’이나 ‘글장난·글놀이·글지랄’이나 ‘말장난·말놀이’나 ‘놀이글·장난글·장난말’으로 손봅니다. ‘깨작거리다·끄적거리다·끼적거리다’나 ‘담다·넣다·써넣다·적다’로 손볼 만하고, ‘살짝적이·적바림·남기다’나 ‘재미글·웃음글·익살글·우스개’로 손보면 되어요. ‘작은글·조각글·쪽글’이나 ‘풋글’로 손보아도 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낙서’를 둘 더 싣는데 털어냅니다. ㅅㄴㄹ



낙서(洛西) : [인명] ‘김자점’의 호

낙서(洛書) : 중국 하나라의 우왕(禹王)이 홍수를 다스릴 때에, 뤄수이강(洛水江)에서 나온 거북의 등에 씌어 있었다는 마흔다섯 개의 점으로 된 아홉 개의 무늬. 팔괘와 홍범구주가 여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다 커 버린 우리 아이들이 해 놓은 낙서의 흔적이라도 있을라나 하는 기대를 갖고서

→ 이제는 다 커 버린 우리 아이들이 끄적인 자취라도 있을라나 하는 마음으로

→ 이제는 다 커 버린 우리 아이들이 해놓은 놀이글이 남았을라나 하는 마음으로

→ 이제는 다 커 버린 우리 아이들이 해놓은 글꽃 자국이라도 있을라나 싶어서

《마흔에 길을 나서다》(공선옥, 월간 말, 2003) 106쪽


흥미로운 것은 대개의 낙서들이 ‘익명성’을 담보로 종횡무진 ‘육담’을 풀어놓고 있는 것과 달리, 이 ‘낙서-시’에는 저자의 ‘서명’이 뚜렷이 적혀 있다는 것이다

→ 재미있다면 웬만한 글장난이 ‘이름을 숨기’면서 거침없이 ‘걸쭉한 말’을 풀어놓지만, 이 ‘글장난-노래’에는 글쓴이 ‘이름’이 뚜렷이 적힌다

→ 재미있다면 웬만한 익살글이 ‘이름을 감추’면서 신나게 ‘엉큼한 말’을 풀어놓지만, 이 ‘익살글-노래’에는 글쓴이 ‘이름’이 뚜렷이 있다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이명원, 새움, 2004) 15쪽


담벼락에 낙서를 하던 아이들이

→ 담벼락에 써넣던 아이들이

→ 담벼락에 쓰던 아이들이

→ 담벼락에 끄적대던 아이들이

《너는 잘못 날아왔다》(김성규, 창비, 2008) 56쪽


바위에 새긴 낙서는 원상복구도 어렵다고 하니 이해가 간다

→ 바위에 새긴 글은 되돌리기 어렵다고 하니 알 만하다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이장희, 문학동네, 2013) 97쪽


두 칸짜리 방에 우두커니 서 있자니, 장지문의 낙서

→ 두 칸짜리인 곳에 우두커니 서자니, 미닫이 글씨

《지어 보세, 전통가옥! 2》(야마시타 카즈미/서수진 옮김, 미우, 2015) 33쪽


반으로 접혀 있던 단비의 낙서 종이가 펼쳐져 있었는데

→ 살짝 접힌 단비 글종이가 있는데

→ 단비가 끄적인 종이가 접힌 자국이 난 채 있는데

→ 단비가 쓴 풋글이 있는데

《여고생 미지의 빨간약》(김병섭·박창현, 양철북, 2015) 153쪽


아무것도 아닌 나의 낙서가 아저씨에겐 가장 아름다운 서명이 되었다

→ 아무것도 아닌 내 적바림이 아저씨한텐 가장 아름다운 글꽃이었다

→ 아무것도 아닌 내 끄적임이 아저씨한텐 가장 아름다운 꽃낯이었다

《되찾은: 시간》(박성민, 책읽는고양이, 2016) 139쪽


네가 낙서만 안 하면 되잖아

→ 네가 안 쓰면 되잖아

→ 네가 안 끄적이면 되잖아

《이 세상의 한 구석에 上》(코노 후미요/강동욱 옮김, 미우, 2017) 37쪽


낙서처럼 가벼웠다가 사실적인 묘사로 묵직했다가 갈팡질팡 나도 나를 알 수 없었다

→ 조각글처럼 가볍다가 또렷하게 묵직하다가 갈팡질팡 나도 나를 알 수 없다

→ 가볍게 끄적이다가 고스란히 옮겨 묵직하다가 갈팡질팡 나도 나를 알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드로잉》(황수연, 스토리닷, 2021) 131쪽


속지에 낙서가 있어도, 전 주인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쓰여 있어도 오케이다

→ 속종이에 끄적였어도, 옛 임자 이름이 큼지막하게 있어도 좋다

→ 속종이에 쪽글이 있어도, 옛 임자 이름이 큼지막해도 된다

《헌책 낙서 수집광》(윤성근, 이야기장수, 202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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