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72 불량 2023.6.10.
나쁜아이 나쁜어른 나쁜사람
나은아이 나은어른 나은사람
못된아이 못된어른 못된사람
좋은아이 좋은어른 좋은사람
뭐가 나빠?
뭘 하면 안 돼?
뭐가 좋아?
뭘 하면 맘에 들어?
바람 해 비 별
나쁘지도 좋지도 않아
벌레 벌 새 꽃
못되지도 낫지도 않아
나는 늘 나일 뿐
우리는 다 다르지
함께 하늘빛이고
같이 걸어가자
ㅅㄴㄹ
‘불량(不良)’은 “1. 행실이나 성품이 나쁨 2. 성적이 나쁨 3. 물건 따위의 품질이나 상태가 나쁨”을 가리킨다는군요. 세 가지 뜻풀이는 모두 ‘나쁨’으로 적습니다. 우리말로 ‘나쁘다’라 하면 될 일입니다. 우리 낱말책은 ‘나쁘다’를 “1. 좋지 아니하다 2. 옳지 아니하다 3. 건강 따위에 해롭다 4. 어떤 일을 하기에 시기나 상황이 적절치 아니하다 5. 어떤 일을 하기에 쉽지 아니하다”처럼 풀이합니다. 뜻풀이가 알쏭달쏭합니다. 이래서야 ‘좋음·나쁨’을 가리거나 알기 어렵습니다. “낫지 않다”고 하는 ‘나쁘다’입니다. “예쁘지 않다”고 여길 ‘나쁘다’일 테고요. ‘나(내)’로서 나답지 않기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결을 ‘나쁘다’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가 저마다 나다움을 살피고 찾고 바라보면서 가꿀 줄 안다면, 사납거나 무섭게 굴지 않을 테고, 마구하거나 괴롭히지 않게 마련입니다. 나다움을 잊다가 잃기에 참빛하고 등지면서 그만 궂거나 망가지거나 뒤틀려요. 스스로 가꾸며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스스로 빛나요. 스스로 빛나는 사람은 이웃을 아끼고 돌봐요. 금을 긋기 앞서 차분히 나를 돌아볼 틈이 있어야 눈을 뜨리라 느껴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