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8.
《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
야나부 아키라 글/김옥희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0.3.15.
제대로 해가 난다. 물기운이 마를 때까지 기다린 뒤에 빨래를 내놓는다. 비는 그쳤되 아직 구름밭이 물결친다. 책꾸러미를 짊어지고 읍내 우체국을 들르고서, 볕이 잘 드는 데에 앉아서 글을 쓴다. 군청 앞에 새로 올린 값비싼 잿집(아파트) 작은 놀이터 기스락에 앉는데, ‘고작 10분 남짓 놀라’ 하고서 “이제 가야 해! 안 가면 너 ○○ 할 거야!” 하고 윽박지르면서 ‘더 놀고 싶어 울며 매달리는 아이’를 홱 들어서 쇳덩이(자동차) 뒷자리에 쑤셔박고는 부웅 떠나는 어버이를 두 무리 본다. 젊은 어버이들은 왜 이리 사나운가? 아이들이 스스로 놀 틈을 왜 빼앗고 짓밟는가? 이 작은 시골뿐 아니라 서울·큰고장도 매한가지일 테지. 《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를 읽었다. 첫머리는 읽을 만했으나 갈수록 어영부영하다가 맺는다. 한몫에 쓴 글이 아닌 탓도 있을 텐데, 글쓴이 스스로 ‘말·넋·삶’을 썩 깊이 바라보지 않았구나 싶다. 왜 서두를까? 굳이 책으로 묶어야 하는가? ‘배울 마음’으로 ‘freedom’을 다 다르게 받아들여 다 다르게 옮겼을 텐데, 꼭 ‘自由’ 하나로만 옮겨야 하지 않는다. ‘nuclear family’를 ‘핵가족’으로 옮긴 일본말을 왜 그대로 받아들였을까? ‘작은집’을 보면 되듯, 옮김말은 삶말일 노릇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