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6.16.


《토지와 자유》

 황보영조 글, 삼천리, 2020.4.30.



광주를 거쳐 인천으로 간다. 제물포나루에서 내려 배다리까지 걷는다. 인화여고 건너 안골목을 지나서, 박문여고 건너 앞골목으로 깃드니, 송림3·5동하고 창영동 끝자락을 통째로 헐어 잿집(아파트)으로 바꾸려는 듯싶다. 커다란 마을이 모두 빈집이다. 풀꽃나무만 우거지고 조용하다. 이 꽃마을을 잿더미 아닌 ‘영화마을’이나 ‘들꽃마을’로 두면 오히려 돈을 어마어마하게 벌 텐데 싶다. 몇몇 놈 뒷주머니에 흘러드는 ‘삽질돈’이 아니라 마을빛을 사랑하면서 푸른빛으로 피어나는 ‘푸른돈’을 나누는 길은 참으로 쉽다. 〈삼성서림〉에 들르고, 〈시와 예술〉 빛꽃잔치(사진전시)를 보고서, 〈아벨 시다락방〉에서 말밑수다(어원강의)를 편다. 오늘은 혼자서 이야기를 펴기보다 슬쩍 길을 틀어서 ‘저마다 노래(시) 한 꼭지씩 쓰기’를 해보았다. 노래를 누구나 쓸 수 있는 줄 못 느끼는 분이 많은데, 언제 어디에서나 스스럼없이 노래를 지필 수 있다. 《토지와 자유》를 다 읽었다. 자리맡에 세 해 넘게 묵혔다가 후다닥 읽었다. 배움판(학문) 사람들은 ‘토지·자유’란 한자말을 못 놓는다. ‘흙·땅’이며 ‘나·날개’처럼 수수한 삶말을 마음에 못 심는다. ‘흙’ 한 마디에서 빛줄기가 번지고, ‘나’ 두 마디에서 사랑이 깨어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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