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데르트바서의 집
제랄딘 엘슈너 지음, 루시 반드벨드 그림, 서희준 옮김 / 계수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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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6.7.

그림책시렁 1205


《훈데르트바서의 집》

 제랄딘 엘슈너 글

 루시 반드벨드 그림

 서희준 옮김

 계수나무

 2020.10.30



  마을은 마을사람이 가꿉니다. 숲은 숲짐승과 풀꽃나무가 가꿉니다. 푸른별은 이 별을 이루는 뭇숨결이 함께 가꿉니다. 나라는 나라지기나 벼슬아치 몇몇이 아닌, 어느 나라에 깃든 모든 사람과 풀꽃나무와 뭇숨결이 나란히 가꿉니다. 《훈데르트바서의 집》은 ‘훈데르트바서’라는 분이 그려서 빚은 마을길이 바꾼 빛이란 무엇인가 하고 들려줍니다. 틀에 매이지 않는 결이란 홀가분합니다. 뾰족하거나 잿더미로 이루는 서울은 볼썽사나우나, 네모난 수렁에서 벗어나 물결처럼 춤추는 곳에는 살림빛이 흐르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훈데르트바서네 집”이나 “훈데르트바서네 마을”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을에는 아무개 한 사람만 살지 않아요. 다 다른 사람이 저마다 스스로 보금자리랑 골목을 가꾸기에 비로소 ‘마을’입니다. “Une Maison Fantastique”라는 말은 “꿈같은 집”이나 “재미난 집”으로 옮겨야 알맞다고 봅니다. 뛰어나거나 빼어난 ‘하나’가 아닌 수수하거나 투박한 ‘우리’가 느긋이 천천히 푸르게 물들이는 ‘숲마을’로 거듭날 적에 비로소 이 별도 나라도 마을도 천천히 아름빛을 되찾을 만하다고 느낍니다. ‘남다른 건축가’를 바라보지 말아요. ‘다 다른 우리’를 ‘스스로 바라볼’ 일입니다.


#UneMaisonFantastique #GeraldinElschner #LucieVandeveld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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