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20.
《삶을 읽는 사고》
사토 다쿠 글/이정환 옮김, 안그라픽스, 2018.6.22.
해가 난 하루를 누린다. 아침에 빨래 한 벌, 낮에 빨래 두 벌을 한다. 하루 두벌빨래는 오랜만이다. 큰아이를 갓 낳은 2008∼09년에는 하루 스무벌빨래를 곧잘 했다. 어떻게 하루 스무벌빨래를 하느냐 묻는 분이 많았는데, 그냥 잠을 안 자고서 아이 곁에서 살았다. 오늘 우체국에 다녀올까 하다가 이튿날 몰아서 가기로 한다. 어느덧 멧새·개구리·풀벌레가 우렁차게 함노래를 들려주는 한봄이다. 부슬비가 지나간 하늘도 파랗다. 무화과잎이 옅푸르게 돋는다. 흰민들레 씨앗이 무더기로 맺는다. 올해에도 흰민씨를 잔뜩 훑는다. 우리 집 곳곳에도 심고, 흰민씨를 바라는 이웃한테도 건넨다. 《삶을 읽는 사고》를 읽었다. 잘 쓰고 잘 엮은 책이라고 느끼면서도 ‘옮김말’을 이만큼밖에 가누지 못 하나 싶어 아쉽다. 말을 말답게 바라보면서 가꾸는 어른을 보기가 무척 어렵다. 글을 쓰든 말을 하든, ‘난 이미 우리말을 다 배웠고, 잘 알아!’란 마음을 걷어치울 노릇이다. ‘난 언제나 아이야. 난 언제나 말도 삶도 새로 배워!’란 마음으로 갈 일이다. 글밥을 먹으려면, 마지막숨을 내려놓는 날까지도 ‘말을 새롭게 배우고 마음을 새록새록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옷을 많이 빨고 씻기도 많이 했으니, 빨래도 씻기도 더 안 하면 되는가?
#塑する思考 #佐藤卓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