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11.


《견신 5》

 호카조나 마사야 글·그림/정재옥 옮김, 서울문화사, 1999.12.25.



밤새 속을 다스렸다. 아침에 비맞이를 한다. 새삼스레 찾아드는 빗방울은 조금 센 바람하고 먼지를 씻어내는 해맑은 빛으로 스민다. 아침에 노래꽃 ‘자전거’를 쓴다. 부천 이웃님한테 건네려고 한다. 큰아이하고 읍내 우체국을 다녀온다. 저녁에 〈미지와의 조우〉를 오랜만에 다시본다. 이름을 참 얄딱구리하게 붙였는데, ‘낯선 것과 만남’이라기보다 ‘이웃맞이’라고 느낀다. 우리가 사는 곳만 별이 아니고, 우리가 사는 터전 바깥만 별일 수 없다. 모두 별이고, 모두 삶이자 사람이며 사랑이다. 오늘 읍내에서 낯선 새노래를 들었다. 어느 새일까. 어둑살 드리우는 마을에는 휘파람새 노래가 감돈다. 《견신》을 읽었다. 묵은 그림꽃인데 새로 나오기도 했다. 이른바 ‘개님’이란 뜻인데, 굳이 사람이 씨톨(유전자)을 안 건드려도 모든 목숨붙이는 속힘(잠재력)이 있으며, 죽어야 할 까닭이 없다. 겉몸을 바꿀 뿐이다. 살갗에 두르는 천조각이 낡으면 기우거나 새옷을 마련하듯, ‘살덩이라는 몸’도 낡으면 내려놓고서 새몸으로 다시 태어나게 마련이다. 죽음이란 없지만, 스스로 삶을 사랑하지 않을 적에는 언제나 죽음빛이다. ‘없는 죽음’을 구태여 만들어서 마음에 새겨야 할 까닭이란 없다.


ㅅㄴㄹ


#犬神 #いぬがみ #外薗昌也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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