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일어 나이 - 베를린에서, 그날의 생활
정혜원 지음 / 자구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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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5.16.

다듬읽기 42


《나의 독일어 나이》

 정혜원

 자구책

 2021.9.13.



《나의 독일어 나이》(정혜원, 자구책, 2021)를 읽었습니다. 이 나라를 떠나 독일에서 새롭게 ‘나찾기’를 하려는 마음을 수수하게 밝힌 듯싶으나, “구체적으로 지겨운 거절의 답장”이라든지 “마스크 착용은 정부에서 권장하고 있는 방침”처럼, 이웃을 이웃이 아닌 놈(적군)으로 여기는구나 싶은 말씨가 자꾸 드러납니다. ‘나찾기’를 하려면 먼저 ‘나사랑’으로 갈 노릇이요, 남(사회·정부)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는 굴레에 갇힐 적에는 ‘나보기’하고 멀어갈 뿐입니다. 누구나 글쓴이한테 ‘지겹지 않게 거절 답장’을 보내야 할까요? 또는 ‘거절하지 말아야’ 할까요? ‘플라스틱 쓰레기’를 허벌나게 낳은 ‘입가리개’인데, 입에다가 플라스틱 조각을 내내 달고 살아가도록 들씌운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정부)는 슬기롭거나 올발랐을까요? 다 다른 말을 듣고 맞아들이려고 독일로 건너갔으나, 막상 ‘다 다른 목소리’를 마음으로 내려는 이웃을 등진다면, 나이만 들 뿐입니다.


ㅅㄴㄹ


사람들이 들고 있는 여권의 색깔만큼 다양한 외국어가 들린다

→ 사람들이 든 마실꽃 빛깔만큼 여러 이웃말이 들린다

→ 사람들이 든 너머꽃 빛깔만큼 온갖 바깥말이 들린다

15쪽


구체적으로 지겨운 거절의 답장이 거듭됐다

→ 따박따박 지겹게 꺼리는 글이 거듭 왔다

→ 꼬치꼬치 지겹게 안 된다는 글이 거듭 왔다

19쪽


열쇠가 돌아갈 때마다 요철이 들어맞는 소리가

→ 열쇠가 돌아갈 때마다 올록볼록 들어맞는 소리가

→ 열쇠가 돌아갈 때마다 오돌토돌 들어맞는 소리가

29쪽


한 여자아이가 내 옆에서 걷고 있었다

→ 어린아이가 옆에서 걸었다

→ 아이가 바로 옆에서 걷는다

39쪽


옆에 서 있던 중년의 남자가 나에게 인사했다

→ 옆에 있던 아재가 나한테 꾸벅했다

→ 옆에 선 아저씨가 나한테 손을 흔든다

45쪽


마스크 착용은 정부에서 권장하고 있는 방침이에요

→ 가리개는 나라에서 쓰라고 시켜요

→ 나라에서 입가리개를 하라고 해요

86쪽


승무원이 묻자 남자는 목소리를 높인다

→ 지기가 묻자 사내는 목소리를 높인다

→ 일꾼이 묻자 사내는 목소리를 높인다

86쪽


달리기를 규칙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 달리기를 꾸준히 하였다

→ 날마다 달렸다

→ 꼬박꼬박 달리기로 했다

91쪽


나의 지금 독일어 나이는

→ 나는 이제 독일말 나이는

→ 이제 독일말 나이는

9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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