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걸린 부엉이 빛그린 동심집 1
이묘신 지음 / 브로콜리숲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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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2023.5.11.

노래책시렁 310


《마법 걸린 부엉이》

 이묘신

 브로콜리숲

 2019.9.27.



  새봄을 맞이한 들숲을 적시는 휘파람새 노랫소리는 기쁘면서 우렁차게 온몸을 휘감는 숨결입니다. 봄에도 가을에도 서울(도시) 한복판을 쩌렁쩌렁 울리는 부릉소리는 삶을 밟는 지스러기입니다. 밝게 퍼지는 숨결을 품고서 글 한 자락을 여밀 만하고, 시끄럽게 어지럽히는 지스러기를 달래면서 글 두 자락을 옮길 만합니다. 다만, 무엇을 보거나 느끼든 우리 스스로 풀어낼 노릇입니다. 좋거나 싫다는 금긋기가 아닌, 오늘 이곳에서 맞아들이는 삶이 사랑으로 피어나도록 다독일 수 있다면, 글쓰기는 글짓기·삶짓기·마음짓기로 뻗을 만합니다. 《마법 걸린 부엉이》는 토막노래를 들려줍니다. 살아가며 마주하는 이웃을 문득 느끼면서 단출히 새깁니다. 곰곰이 보면 이 토막노래는 예부터 숱한 어버이가 아이 곁에서 문득문득 들려주는 작은 이야기입니다. 겨울에 눈이 오기에 “이야, 하늘에 눈꽃이 피었구나.” 하고 한줄노래(외마디노래)를 터뜨립니다. 봄에 새가 노래하기에 “오, 봄이 노래로 물드는구나.” 하고 한마디노래(외줄노래)를 읊어요. 어렵다면 글이 아닙니다. 어렵다면 말도 마음도 삶도 아닙니다. 들씌울 일이 없이 스스럼없이 풀어낼 적에 모두 노래로 다시 태어나는 말이자 마음이자 삶인 하루입니다.


ㅅㄴㄹ


지붕 위에 농구공이 / 박처럼 달려있다 (도시의 밤/32쪽)


꾹 찍힌 발자국 / 풀을 담았다 // 풀의 집이 되었다 (발자국/58쪽)


화초에게 / 딱 맞는 신발을 / 신겨주었다 (화분/8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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