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넋 2023.5.8.
오늘말. 입술말
입으로 소리내는 말에 고약한 숨을 담는다면 스스로 찧어 스스로 짓뭉개는 고얀말이 됩니다. 말주먹으로는 남을 괴롭히지 않습니다. 모든 미운말은 바로 우리가 스스로 짓이기는 바보스러운 윽박말입니다. 허튼말 한 마디로 옆사람을 들볶으려고 해본들, 이 헛말은 늘 우리 스스로 까대는 쓰레말일 뿐입니다. 왁왁거리는 사람은 둘레가 시끄럽기를 바라지 않아요. 미워서 더럽게 쏟아내는 말은, 늘 제 모습을 스스럼없이 사랑하지 못 한 나머지, 와르르 무너진 채 터뜨리는 가시 같은 눈물이라고 느껴요. 입술말 한 마디에 숲빛을 얹어 봐요. 이제부터 어울눈으로 피어나기로 하면서 시골말 두 마디를 슬며서 읊어 봐요. 큰말이나 서울말은 몰라도 됩니다. 높거나 훌륭한 말은 몰라도 되지요. 여느말로 얘기하고, 수수말을 주고받고, 삶말을 나누는 사이에 살림말로 자라나고, 마을말이 환하게 흐드러집니다. 모든 말은 씨앗이에요. 아우름눈으로 바라보는 말에는 하늘처럼 아우르는 파랗게 빛나는 숨소리가 스밉니다. 서로눈뜸으로 마주하는 말씀에는 바다처럼 넉넉하고 기운차게 퍼지는 숨노래가 흘러요. 우리가 쓰는 말은, 우리가 쓰는 마음이자 하루이고 별빛입니다.
ㅅㄴㄹ
서로눈뜸·다름눈뜸·어울눈·어울눈뜸·아우름눈 ←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性認知 感受性)
입말·입술말·소리말·삶말·살림말·수수말·여느말·숲말·시골말·마을말·말·말씀 ← 구어(口語)
고약말·고얀말·낮춤말·더럼말·똥말·막말·막소리·말주먹·말발길·미운말·밉말·삿대말·쓰레말·거친말·윽박말·자잘말·주먹말·추레말·허튼말·헛말·까다·까대다·낮추다·밟다·찧다·거칠다·짓밟다·짓뭉개다·짓이기다·짓찧다·밉다·미워하다·왁왁거리다·자잘하다·지저분하다·더럽다·추레하다 ← 혐언(嫌言), 혐오발언, 혐오표현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