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친구 도감 스콜라 창작 그림책 26
노부미 지음, 황진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3.5.3.

그림책시렁 1230


《외계인 친구 도감》

 노부미

 황진희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1.10.20.



  우리말도 이웃말도 언제나 말끝 하나에 따라 말뜻이며 말빛이 확 바뀝니다. 어느 말이든 스스럼없이 쓰면 되고 알맞게 가누면 될 일이지만, 아무 말이나 쓸 일은 아니에요. ‘어느·아무’는 그야말로 한 끗입니다. 한글판 《외계인 친구 도감》인데, 읽는 내내 어쩐지 책이름하고 줄거리가 안 맞는구나 싶었어요. 일본책은 어떤 이름으로 나왔는지 찾아보니 《さらう宇宙人圖鑑》입니다. ‘さらう’라는 일본말은 ‘채다·날치기·휩쓸다’를 가리키고, 한자말로는 ‘납치’입니다. 그러니까 노부미 님 이 그림책은 “잡아가는 우주인 도감” 또는 “납치하는 우주인 도감”이에요. 푸른별 아이를 ‘잡아가는(납치)’ 이웃별 사람들이 잔뜩 나오는 터라, 이 책이름을 함부로 ‘외계인 친구’르 고치면, 줄거리가 어긋나지요. 더구나 일본 그림책에 나온 이야기도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 ‘동무’라면 ‘동글동글한’ 사이요, ‘돌아보는’ 둘입니다. 이웃별로 찾아올 적에 아직 ‘동무’로 사귀는 길을 모르는 이웃님(우주인)한테 ‘잡아가려 하지 말고 동무로 지내자’는 뜻을 푸른별 아이가 들려주려는 얼거리를 한글판에서 제대로 보여주고 밝혀야 할 노릇입니다. 슬그머니 책이름이나 속살을 바꾸지 않기를 바랍니다. 얼른 바로잡기를 빕니다.


ㅅㄴㄹ


#のぶみ #さらう宇宙人図鑑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