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넋 2023.5.3.

오늘말. 슥슥


하루하루 새롭게 맞이하면서 즐겁게 살림을 지을 적에는, 어른 곁에 서는 아이들은 가만가만 구경을 하면서 소꿉을 하다가 서슴없이 나서면서 “나도 할래.”나 “나도 거들래.” 하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아이들은 소매를 걷고서 앞장섭니다. 아귀힘은 어른보다 여릴는지 모르나, 꽃숨결을 퍼뜨리면서 슥슥 여러 가지를 맡아 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꽃보기라고 여길 만합니다. 새봄에 멧골에 피어나는 진달래를 참꽃이라 하는데, 상냥하며 참하고 고운 모든 몸짓도 참꽃 같아요. 참빛이자 참길이고, 온빛이자 온꽃입니다. 아주 잘해야 하지 않습니다. 올바르거나 곧바른 틀을 따로 세우지 않아도 됩니다. 한달음에 먼길도 마다 않고 바로 달려오는 아이들이요 동무이고 이웃이에요. 댓바람에 척척 일손을 거들고 곧장 두레를 펴는 우리 모두입니다. 누가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아닙니다. 나부터 합니다. 기꺼이 하는 일입니다. 물이 흐르듯 술술 하고, 바람이 나뭇잎을 건드리면서 찰랑찰랑 춤추듯 휙휙 피어나는 일머리예요. 한붓에 “오늘 이 하루는 기쁘구나.” 하고 글 한 줄 적어 봅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이네.” 하고도 척척 내리써 봅니다.


ㅅㄴㄹ


거울·보기·꽃보기·아름보기·꽃넋·꽃숨·꽃숨결·아름넋·아름숨·아름숨결·온넋·온꽃·온숨결·온마음·온뜻·온몸으로·온빛·온힘·참길·참꽃·참빛·참하다·먼저·-부터·앞·앞길·기꺼이·스스로·몸소·서슴없다·나서다·앞장서다·소매걷다·팔걷다·바르다·반듯하다·곧다·곧바르다·올바르다·빛나다·대견하다·의젓하다·애쓰다·힘쓰다·땀흘리다·잘하다·칠칠하다 ← 솔선(率先), 솔선수범


내리쓰다·한붓에·한숨에·한달음에·거침없이·대번에·댓바람·척척·착착·술술·슥슥·휙휙·확확·곧·곧바로·곧장·바로 ← 일필휘지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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