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넋 2023.3.31.

오늘말. 튕기다


오르고 싶다면, 바닷물이 아지랑이가 되어 하늘로 쓱쓱 올라가는 홀가분한 몸짓을 배울 노릇입니다. 들어가고 싶다면, 빗물이 땅으로 드리우며 어디로든 척척 깃들며 맑게 씻는 모습처럼 하면 됩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한다면 망그라집니다만,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저도 모르게 할 적에는 빛나지요. 모든 말은 불현듯 터져나와요. 여느 삶자리에서 하루하루 일군 삶결이 뼛골로 스미다가 제풀에 피어납니다. 겨우내 잠들다가 봄을 맞이해 돋아나는 들꽃을 봐요. 풀씨는 햇볕이나 빗물을 안 튕깁니다. 햇볕을 거스르거나 쳐내는 나무는 없습니다. 부딪히려 하지 말고 맨몸으로 느껴 봐요. 냉큼 해내거나 댓바람에 이루려 하기보다는, 그냥 살갗으로 맞아들이면서 문득 느끼기로 해요. 돈을 받는 곳은 돈벌이를 하는 데일 뿐입니다. 뭘 타야 즐겁지 않습니다. 착착 붙지 않아도 됩니다. 냇물에 어리는 하늘빛처럼 우리 마음에 비추는 사랑빛을 헤아리는 하루라면 이내 저절로 웃음을 지으면서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낼 만합니다. 그렇지만 쉬운 일이 가장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러나 어려운 일이 가장 쉽기도 합니다. 겉몸이 아닌 마음을 보는 거울로 삼으면 모두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들다·들어가다·되다·붙다·뽑히다·받다·타다·이루다·오르다·올라가다·꽃받기 ← 입상(入賞)


되비추다·비추다·비치다·어리다·거울·갑자기·냉큼·대뜸·댓바람·이내·몰록·문득·아차·어쩌다·얼결에·곧바로·곧장·그냥·바로·막바로·벌떡·발딱·뻘떡·불쑥·불현듯·쑥·쑥쑥·쓱·쓱쓱·착·착착·척·척척·그러나·그런데·그렇지만·나도 모르게·저도 모르게·아무 생각 없이·저절로·절로·제물로·제풀에·돌려보내다·돌려주다·되돌려주다·우러나오다·울리다·느끼다·맨몸으로·몸으로·뼛골·살갗으로·부딪치다·부딪히다·부닥치다·치다·쳐내다·튀기다·튕기다·내쏘다 ← 반사(反射), 반사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