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긴 토끼
기토우 히로에 지음, 김자경 옮김 / 태동출판사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2023.3.29.

그림책시렁 1222


《귀가 긴 토끼》

 기토우 히로에

 김자경 옮김

 태동출판사

 2006.3.30.



  남이 나를 사랑할 수 없고, 내가 남을 사랑할 수 없어요. 나는 너한테 다가갈 수 있고, 너는 나한테 다가올 수 있지요. 둘은 서로 손을 잡거나 따스하게 품거나 살가이 수다를 떨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이란, 누가 누구한테 해주는 길이지 않습니다. 스스로 환하게 피어나는 햇빛인 사랑이고, 스스로 맑게 퍼지는 별빛인 사랑입니다. 둘이 사랑하는 마음일 적에는 저마다 다르면서 하나인 빛살인 줄 깨닫고서 스스로 꽃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귀가 긴 토끼》는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들려주려고 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까칠이’ 하나에 ‘놀림꾼’ 셋이 나오는 얼거리입니다. 참 재미있게도, 놀림꾼은 혼자 다니지 않아요. 놀림꾼은 혼자서 여럿을 놀리지 않아요. 이웃을 괴롭히는 이들은 꼭 무리를 지어서 하나를 괴롭힙니다. 놀림꾼은 혼자 있으면 두렵거나 무섭다는 마음이기에, 여럿이 똘똘 뭉쳐서 깎음말이나 막주먹을 휘두르지요. 사랑은 늘 스스로 피어나는 꽃이니, 둘도 셋도 넷도 아닌 하나로 흐릅니다. 이 하나는 얼핏 외롭다고 여길 테지만, 하나라서 외롭지 않아요. 두렴씨·무섬씨를 품고서 무리짓는 이들이야말로 외롬덩이입니다. 모든 앙금을 푸는 길이란 사랑입니다. 사랑일 적에 허물을 벗고, 허울을 깨면서, 눈물꽃이 피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みみながうさぎ #きとうひろ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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