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닥터 수스 Dr. Seuss 2022.11.21.
물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면
물결소리를 물결노래로 그리지
바람 부는 소리를 느낀다면
바람소리를 바람노래로 옮기네
가랑잎 구르는 소리에는
잎망울부터 잎사귀 사이에
해를 먹고 비를 마신\
모든 이야기가 깃들어
아기가 웃는 소리에는
이 별에 태어난 보람에
어버이가 들려주는 사랑에
하루하루 새로 기쁨이 퍼져
너랑 나를 가르면 싸우지만
너랑 내가 나누면 사이좋고
하늘처럼 하나로 아우르면
하얗게 반짝이는 별빛이야
ㅅㄴㄹ
삶자리 어디에나 익살이 가득하면서 즐겁게 어울릴 적에 ‘아름나라’를 이룬다고 여긴 닥터 수스(1904∼1991) 님입니다. 다투는 짓이 아닌 살리는 마음을 바라면서 그림을 여미었고, 어느 이야기이든 척척 맞아떨어지면서 구슬처럼 흐르는 가락을 얹어서 노래로 들려주고 펼 수 있기를 바랐지요. 생각이 뛰놀고 말결이 춤처럼 어우러지면, 모든 아이가 저마다 의젓하고 웃음빛으로 자라리라 여겼어요. 틀에 박힌 어른들이 어린이를 섣불리 가두지 않도록, 어느 한쪽만 옳을 수 없다는 뜻을 그림책으로 여미었어요. 크거나 작다고 가를 수 없이 저마다 아름답고, 높거나 낮다고 따질 수 없이 온누리(우주)가 하나로 어울린다는 뜻을 차곡차곡 글·그림에 담으려 했어요. 어떤 분은 닥터 수스 님 그림이 어느 겨레를 놀린다고 여기기도 하지만, 다 다른 겨레·나라·사람·숨결을 그저 다 다른 빛깔로 그리면서 ‘울타리 없는’ 어깨동무를 선보이려고 한 그림일 뿐입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눈길이 갇히면 마음이 갇히고 생각까지 억눌리고 마는 줄 알아차릴 수 있다면, 《호튼》이나 《크리스마스를 훔친 그린치(How the Grinch stole Christmas)》나 《바솔러뮤 커빈즈의 모자 500개》나 《갓에 냥이(the Cat in the Hat)》에 숨은빛을 읽을 테지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