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정주 定住


 정주하기에는 초지가 너무 빈약하고 생활용수가 부족하다 → 자리잡기에는 풀밭이 너무 적고 물이 모자란다

 주민이 한곳에 오래 정주하지 아니하고 → 사람들이 한곳에 오래 머물지 아니하고


  ‘정주(定住)’는 “일정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삶”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계시다·깃들다’나 ‘남다·녹아들다’나 ‘눌러앉다·눌러살다·눌어붙다’나 ‘터잡다·자리잡다·뿌리박다·뿌리내리다’로 고쳐씁니다. ‘살다·둥지틀기·지내다’나 ‘머금다·머무르다·머물다·묵다·보내다’로 고쳐쓰고, ‘몸담다·몸두다·몸을 담다·몸을 두다’나 ‘붙다·있다·자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정주’를 열세 가지 더 싣는데 몽땅 털어냅니다. ㅅㄴㄹ



정주(井州) : [지명] 전라북도에 있던 시

정주(正株) : [경제] 현품의 주권(株券)

정주(汀洲) : 늪, 못, 호수, 내, 강, 바다 따위에서 물이 얕고 흙이나 모래가 드러난 곳

정주(定州) : [지명] 평안북도에 있는 읍

정주(亭主) : 1. 한집안의 주인 2. [역사] 대군(大君)이나 군(君) 이외의 종친에서 태어난 딸

정주(停駐/停住) : 어떤 장소에 머무름

정주(淨籌) : [불교] 아직 쓰지 아니한 밑씻개. 특히 종이 대신 쓰는 댓조각을 이른다

정주(頂珠) : 1. 상투에 쓰는 모자 위에 꾸민 구슬 2. [불교] 부처의 이마 가운데에 박은 구슬

정주(程朱) : 중국 송나라의 유학자 정호(程顥)·정이(程?) 형제와 주희를 아울러 이르는 말

정주(鼎廚) : [건설] 부엌과 안방 사이에 벽이 없이 부뚜막에 방바닥을 잇달아 꾸민 부엌. 함경도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다 = 정주간

정주(鄭州) : [지명] → 정저우

정주(鄭註/鄭注) : 중국 후한(後漢)의 정현(鄭玄)이 한 고전 주석(註釋)

정주(整株) : [농업] 나무의 가지를 다듬고 그루를 정리하는 일 = 그루 정리



이에 따라 자연히 본국에 대한 귀속의식이 약해진 반면, 일본으로의 정주화(定住化)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 이에 따라 저절로 배냇나라로 깃들려는 마음은 옅고, 일본에 남으려고 한다

→ 이에 따라 어느새 제 나라로 가려는 마음은 얕고, 일본에 터잡으려고 한다

《재일 한국·조선인―역사와 전망》(강재언·김동훈/하우봉·홍성덕 옮김, 소화, 2005) 18쪽


길게는 수년 동안 거주하며, 물론 오사카에 정주하는 자도 많다

→ 길게는 몇 해 동안 살며, 오사카에는 눌러앉는 이도 많다

→ 길게는 몇 해 동안 지내며, 오사카에는 많이 눌러산다

《제주도 1935∼1965》(이즈미 세이치/김종철 옮김, 여름언덕, 2014) 268쪽


이제부터는 정주의 날을 보내자

→ 이제부터는 머무는 날로 하자

→ 이제부터는 머물며 살자

→ 이제부터는 한자리에서 살자

→ 이제부터는 뿌리내려서 살자

《자연농, 느림과 기다림의 철학》(쓰지 신이치·가와구치 요시카즈/임경택 옮김, 눌민, 2015) 61쪽


인천은 정주의 거처가 아니라 잠시 머무르는 도시였던 것 같다

→ 인천은 살 곳이 아니라 살짝 머무르는 고장인 듯싶다

→ 인천은 깃들 데가 아니라 살짝 머무르는 데인 듯싶다

→ 인천은 눌러살기보다 살짝 머무르는 곳인 듯싶다

《끈질긴 삶터 달동네》(김은형, 한겨레출판, 2015) 5쪽


헛간거미의 암컷은 정주 성향이 강해

→ 헛간거미 암컷은 머물기를 좋아해

→ 헛간거미 암컷은 잘 눌어붙어

《귀소 본능》(베른트 하인리히/이경아 옮김, 더숲, 2017) 2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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