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상관 相關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 → 나와는 얽히지 않는 일 / 나와는 딴판인 일

 상관을 하지 않겠다 → 마음쓰지 않겠다 / 끼어들지 않겠다

 밀접히 상관되어 있을 것으로 → 가까이 얽혔다고

 모두에게 상관되는 일 → 모두한테 얽힌 일

 아무나 상관할 수 없는 일 → 아무나 끼어들 수 없는 일


  ‘상관(相關)’은 “1. 서로 관련을 가짐 2. 남의 일에 간섭함 3. 남자와 여자가 육체관계를 맺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관련(關聯/關連)’은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계를 맺어 매여 있음”을 가리킨다 하고, ‘관계(關係)’는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을 가리킨다 해요. 그러니까 ‘상관 = 관련 있음 = 관계 맺음 = 관련 있음’인 셈입니다. 뜻풀이가 빙글빙글 돌아요. 우리말로 치자면 ‘얽힌다’고 할 적에 ‘상관·관계·관련’ 같은 한자말을 쓴다고 할 만합니다. ‘얽다·얼크러지다·얽히고설키다·얽매다’나 ‘맞닿다·맞물다·물리다·물고물리다’나 ‘맺다·만나다·선·동이다·매다·매듭’으로 손질합니다. ‘잇닿다·이어가다·이음·잇다·있다’나 ‘고리·이음고리’나 ‘닿다·대다·다가가다·다가서다’로 손질하고, ‘들어가다·따라가다·따르다’나 ‘사로잡다·끌리다·끄달리다·파고들다·같이하다·함께하다’로 손질합니다. ‘거들다·곁들다·도와주다·돕다·오지랖·아랑곳하다’나 ‘보다·바라보다·쳐다보다’나 ‘기웃거리다·기어들다·넘겨보다·들여다보다’로 손질하면 되고, ‘넝쿨·넝쿨지다·넌출·넌출지다·덩굴·덩굴지다’나 ‘살다·사이·새·수레바퀴·톱니바퀴·지내다’나 ‘생각·알다·섞다·엮다·잡다’로 손질할 만해요. ‘끼다·끼어들다·틈새치기·사이치기·새치기·옆치기’나 ‘듣다·들어주다·마음쓰다·마음두다·속깊다·속있다’로 손질해도 어울리고, ‘뜻·끈·바·빔·섶·실·옷섶·줄’이나 ‘갇히다·붙들다·붙잡다’로 손질해 보기도 합니다. ㅅㄴㄹ



범죄의 소굴이건 아비규환의 생지옥이건 상관 않고

→ 시커먼 바닥이건 끔찍나라 불구덩이건 아랑곳않고

→ 더럼굴이건 막다른 불바다이건 아랑곳않고

《사상의 거처》(김남주, 창작과비평사, 1991) 104쪽


우리하곤 아무 상관도 없지 뭐

→ 우리하곤 얽힌 것도 없지 뭐

→ 우리야 아무 알 바도 없지 뭐

《핑크트헨과 안톤》(에리히 캐스트너/이희재 옮김, 시공주니어, 1995) 28쪽


나와 의형제 관계일 뿐 그들과 아무 상관이 없는데

→ 나와 마음지기일 뿐 그들과 안 얽혔는데

→ 나와 너나들이일 뿐 그들하고 먼데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3》(허영만, 월드김영사, 2012) 9쪽


이런저런 상관을 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 이런저런 곁말을 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 이런저런 말을 해 주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 이래저래 끼어들어 보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나도 잘 찍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양해남, 눈빛, 2016) 58쪽


동물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 짐승이 우리와 어떻게 얽히는지

→ 짐승이 우리와 어떤 사이인지

《선생님, 동물 권리가 뭐예요?》(이유미, 철수와영희, 2019) 12쪽


우리 가족과 뭔가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 우리 집안과 뭔가 얽혔을까요

→ 우리 집과 뭔가 잇닿을까요

《마로니에 왕국의 7인의 기사 3》(이와모토 나오/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2) 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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