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2023.2.17.

오늘말. 심드렁


되면 좋고, 안 되면 나쁠 수 없습니다. 누가 되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누가 하든 마음쓸 일은 아닙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 꿈을 품고서 오늘 하루를 잘살면 넉넉합니다. 한눈을 팔기에 뜨악한 길로 빠집니다. 둘레에서 나몰라 하듯 등돌리기에 샛길로 빠지지 않아요. 우리가 스스로 꿈그림에 힘쓰지 않고 자꾸 맴돌거나 겉돌면서 딴청을 하니까 사잇길에 들어서고 맴돕니다. 아니다 싶으니 안 합니다. 이다 싶으니 하지요. 너랑 나는 다르고, 우리랑 너희는 또다르지요. 서로 다르기에 어깨동무를 할 때가 있고, 서로 다르기에 혼자 근심도 걱정도 없이 오로지 꿈을 그리는 사랑으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스스로 꿈을 그리지 않을 적에는 숱한 동무나 이웃이 둘러싼 곳에서조차 심드렁합니다. 스스로 꿈을 그리는 사랑이라면 둘레에 아무도 없더라도 시큰둥할 일이 없이 싱그럽게 피어납니다. 꽃은 오직 스스로 꽃인 줄 느끼고 알면서 사랑을 품기에 둘레를 아랑곳하지 않고서 피어납니다. 사람하고 꽃은 멀지 않아요. 누구나 꽃빛으로 하루를 살피면 됩니다. 남을 그만 보고 나를 볼 노릇이에요. 이제 눈을 어디에 둘는지 생각해요. 곁눈질을 그칠 때입니다.


ㅅㄴㄹ


되다·좋다·멀다·멀리하다·벌어지다·동떨어지다·떨어지다·다르다·또다르다·딴전·딴짓·딴청·딴판·한눈팔다·아니다·아랑곳하지 않다·아무렇지 않다·안 나쁘다·안 따지다·안 보다·안 아프다·모르다·모르쇠·알못·새침·시침·새카맣다·힘쓰지 않다·애쓰지 않다·남·남남·남일·애꿎다·엉뚱하다·못 듣다·안 들리다·들은 적 없다·가리지 않다·대수롭지 않다·마음쓰지 않다·걱정없다·근심없다·잘살다·잘 있다·할만하다·멀쩡하다·떠돌다·겉돌다·맴돌다·뜨내기·뜨악하다·나몰라·곁눈질·뒷짐·시들다·시큰둥·심드렁·고개돌리다·등돌리다·눈돌리다·얼굴돌리다 ← 상관없다(相關-)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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