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이야기 3
오제 아키라 지음, 이기진 옮김 / 길찾기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3.2.8.

만화책시렁 456


《우리 마을 이야기 3》

 오제 아키라

 이기진 옮김

 길찾기

 2012.3.31.



  삽질하는 무리가 떼돈을 벌면서 떵떵거리는 나라는 죽음길로 치닫습니다. 우리나라가 꼭 이 꼴입니다. 옆나라 일본도 먼나라 미국과 유럽도 삽질로 떼돈벌이를 일삼았고, 이동안 들숲바다를 마구 망가뜨렸습니다. 집을 짓자면 삽질을 할 때가 있을 테지요. 그러나 쇳덩이(자동차)를 더 빨리 달리려고 삽질을 한다면, 구경터·놀이터(관광단지·리조트)를 자꾸 늘리려고 삽질을 한다면, 이때에는 사람들 스스로 죽음터를 쌓는 셈입니다. 《우리 마을 이야기》는 모두 일곱 자락에 걸쳐 ‘죽음삽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일본 ‘나리타 산리즈카’ 마을 이야기인데, 우리나라는 ‘인천 영종·용유섬’에 이 죽음삽질을 해댔어요. 곰곰이 보면 경기 김포도 죽음삽질로 망그라진 마을입니다. 하늘나루(공항)가 나쁠 까닭은 없으나, ‘하늘나루를 어떻게 짓느냐’를 돌아볼 노릇입니다. 왜 들숲바다를 파헤치면서 하늘나루·부릉길·놀이터를 때려지어야 할까요? 왜 논밭을 까뒤집고서 잿더미를 들이부어야 할까요? 풀꽃나무가 자라고 새가 노래하고 풀벌레·벌나비가 꽃가루받이를 하던 들숲에 무언가 지으려 한다면, 아주 천천히 보금자리부터 다 옮기도록 하고서 조용히 할 일입니다만, 꽃삽질은 없이 막삽질만 판치는 눈먼 나라입니다.


ㅅㄴㄹ


“지난 2년 동안 당신들은 이해를 구하기만 하고, 땅을 빼앗기고 쫓겨날 판국에 있는 농민을 이해하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어!” (66쪽)


‘마지막까지 결국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 선생님은 우리를 불쌍히 여길 뿐이었다. 문제의 본질에서 애써 눈을 돌린 채 그저 동정을 보낼 뿐이었다 … 우리가 정말로 가르쳐 줬으면 했던 것, 정말로 배우고 싶었던 것,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문제를 다뤄주는 것을, 끈질기게 피하기만 했던 그 학교에 나는 그날, 작별을 고했다.’ (75, 78쪽)


“동생을 대학에 보내지도 못한다면, 꿈이나 생활을 희생해야만 한다면, 이 싸움에 의미는 없다! 차라리 땅을 팔아버리는 게 나아.” (165쪽)


“오오, 해가 떨어진다. 참 좋다. 이 시간이 경치가 젤로 좋당께. 피곤할 때는 해님한테 인사하고, 빨래 마치고 뜨거운 목욕통에 들어가서, 술을 홀짝 두 잔 정도 마시고 곯아떨어지면, 천국이 따로 없당께.” (185쪽)


“우리가 논밭을 망가뜨리면 어쩌자는 거예요. 우리의 적은 조건파가 아니에요. 우리 농사꾼을 조건파와 반대파로 분열시킨 놈들이야말로 우리의 적이라구요” (207쪽)



#ぼくの村の話 #尾瀬あきら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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