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3.


《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

 스리티 움리가 글·코아 르 그림/신동경 옮김, 웅진주니어, 2022.8.23.



오늘 하루도 새벽하고 아침에 엉덩이를 딱 붙이고서 낱말책 엮기를 했다. 슬슬 비가 멎는다. 밥을 지어 놓고서 바지런히 우체국마실을 한다. 시골버스에서 얘기꽃(동화)을 새로 쓰려고 했는데, 글꾸러미를 집에 놓고 나왔네. 먼저 빈종이를 찾아서 노래꽃(동시)부터 한 자락을 쓴다. 우체국에 들러 글월을 부친 뒤에 글붓집(문방구)에 가서 종이를 산다. 저잣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골버스에서 흔들흔들 춤추는 결에 따라 몸을 움직이면서 손을 놀린다. 집에서는 낱말책에 힘을 기울이고, 길에서는 이야기를 짓도록 힘을 쓴다. 《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를 돌아본다. 소젖에 달달가루를 탄다면 한결 맛나다고 여길 테지. 달콤이(설탕)는 맛을 살리고 하루를 살리고 마음을 살린다. 그러나 숲노래 씨는 달콤이를 즐기지 않는다. 달콤이로 맛을 살릴 수 있기도 하다고 느끼되, 달콤맛이나 짠맛이나 단짠으로 혀를 즐겁게 하는 길은 그다지 안 새롭다고 느낀다. 바람에 묻어나는 꽃내음이 반갑다. 빗물에 어리는 햇내음이 즐겁다. 흙으로 돌아가는 까무잡잡한 가랑잎이 새롭다. 하루하루 무럭무럭 자라나며 이야기를 터뜨리는 아이들이 아름답다. 이 곁에서 스스로 기지개를 켜면서 꿈을 그리는 우리 모습이 사랑스럽다.


ㅅㄴㄹ

#SugarinMilk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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