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늑대예요 맹앤앵 그림책 19
이현 글, 박재현 그림 / 맹앤앵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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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1.15.

그림책시렁 1099


《나는 늑대예요》

 이현 글

 박재현 그림

 맹앤앵

 2014.12.10.



  이 나라에서 늑대하고 여우가 사라졌습니다. 범도 사라졌습니다. 곰도 거의 사라졌으나 겨우 몇 마리 살린다고 시늉을 했습니다. 두루미도 거의 사라질 뻔했으나 가까스로 살아남았습니다. 제비도 확 사라질 판이지만 용케 살아남아서 돌아오곤 합니다. 저어새나 겨울오리가 아직 찾아오지만 머잖아 더는 안 찾아올 수 있습니다. 숲짐승이 사라지거나 철새가 발길을 끊는 까닭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시골을 떠나거나 등지면서 서울로 쏠리고, 서울로 못 가면 서울곁(수도권) 큰고장에 깃들려 하거든요. 풀꽃나무를 잊으면서 잃는 사람들 둘레에 늑대도 범도 철새도 떠나게 마련입니다. 《나는 늑대예요》는 줄거리로만 보면 뜻깊다고 여길 만하지만, 늑대를 그린다고 하면서 서울(도시)을 그리다가 그치는구나 싶어 아쉽습니다. 늑대를 그리려면 ‘서울 눈썰미’가 아닌 ‘숲빛 눈망울’로 그려낼 노릇입니다. 어린이를 그릴 적에 ‘어른 눈썰미’로 담으면 될까요? 아니지요. 어린이를 그리려면 ‘어린이를 쳐다보는 어른’이 아닌, ‘스스로 아이로 뛰노는 나날’로 오늘을 살아가면서 담아내야지요. 들숲바다가 살아나면서, 우리 스스로 들숲바다를 품고 서울을 물리칠 적에 늑대도 범도 철새도 어우러지는 아름나라로 바뀝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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