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어른스럽다 2022.12.23.쇠.



“어른같지 않은 모습”을 자꾸 보는 어린이는 “어른이 되기 싫다.”고 여길 만해. “어른답지 않은 짓”을 으레 보는 푸름이는 “어른은 다 싫다.”고 말할 만해. “어른스럽지 않은 마음”을 흔히 보는 사람은 스스로 “어른이 안 될래.” 하고 생각하기도 하지. 그런데 너희는 ‘어른’이 어떤 모습·몸짓·마음인 줄 아니? “어른같지 않고, 어른답지 않고, 어른스럽지 않은 = 어른이 아닌 = 나이만 먹은 = 늙은·낡은·고리타분한·고약한·고린·고단한·괴로운”이란다. 너희가 보는 모든 “나이만 먹었을 뿐 도무지 어른이라 하기 어려운 모습·몸짓·마음”은 ‘늙은이·낡은이’란다. 그러니 제대로 보고 느끼고 알아서 생각하기를 바라. 너희는 “어른이 되어”야지. 너희는 “어른같이 삶을 가꾸고 살림을 짓고 사랑을 나눠”야지. 너희는 “어른답게 굴고·일하고·쉬고·놀고·살아”야지. 너희는 “어른스럽게 말하고 꿈꾸고 하루를 누려”야지. 너희는 ‘어른’으로 갈 노릇이야. 아이일 적에는 실컷 아이로서 놀고 뛰고 달리면서 새길로 나아가는 꿈을 그리렴. ‘어른’은 “씨앗을 심는 어진 사람”이야. 다만 그냥 심거나 마구 심으면 ‘어른 아닌 늙은이’란다. “씨앗을 오직 사랑으로 심으면서 마음을 어질게 다스리는 사람”이기에 ‘어른’이야. 둘레에 어른스러운 사람이 안 보인다면 네가 스스로 나서서 먼저 어른으로 서면 돼. 꽃씨도 말씨도 마음씨도 숨씨도 솜씨도 늘 어질게 사랑으로 심으렴. 그런데 하루아침에 어른이 되지는 않아. 그렇다고 오래 걸리지도 않아. ‘철’을 보고 느끼고 맞아들이면서 철빛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오늘을 누리는 사랑이기에, 천천히 어른스러이 반짝이는 길을 온몸·온마음으로 연단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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