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12.22.
숨은책 801
《How Big is Big?》
Herman Schneider·Nina Schneider 글
Symeon Shimin 그림
Scholastic
1946/1950/1964.
크다면 얼마나 클까요? 작다면 얼마나 작을까요? 좋다면 얼마나 좋고, 나쁘다면 얼마나 나쁠까요? 흩날리는 눈은 하늘을 덮습니다. 내리는 비는 들을 적십니다. 아기는 조막손 같으나 어느새 단단하고 굵은 손으로 자라나고, 어른은 아이 곁에서 살림을 지으면서 투박하면서 빛나는 손으로 거듭납니다. 자그마한 돌 하나도 별입니다. 우리가 어우러지는 푸른별(지구)도 별이고, 해도 별입니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별이고, 고양이도 개미도 모기도 별이에요. 다 다른 별 가운데 죽어도 되거나 죽여도 될 숨결은 없습니다. 《How Big is Big?》은 꽤 묵은 그림책인데 어릴 적에 ‘배움곁책(학습지 별책부록)’으로 만난 적 있습니다. 1984∼85년 사이에 보았다고 느끼는데, 집에 그림책이 따로 없던 살림이었으나, 그때 받은 ‘배움곁책’에 《How Big is Big?》하고 《AMOS & BORIS》가 있었어요. 두 그림책을 틈날 때마다 되읽으면서 생각날개를 폈지만, 어린배움터(국민학교)를 마친 어느 날 어머니가 이 작은 그림책을 다 버리셨어요. 이제 배움수렁(입시지옥)에만 마음을 써야 하니까 버렸다고 하시더군요. 오늘날에는 ‘누구나 그림책’으로 여기지만, 지난날에는 ‘아이만 그림책’으로 여겼어요. 우리가 어른스런 어른이라면 쉰 살이나 일흔 살을 지나더라도 그림책 몇 자락을 아름답게 품으면서 마음을 돌보리라 생각합니다.
#SymeonShimin 1902∼1984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