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9.


《미스터 요리왕 41》

 스에다 유이치로 글·혼죠 케이 그림/김봄 옮김, 소미미디어, 2019.3.28.



동트기 앞서 작은새 노래로 하루를 연다. 해가 솟으면 큰새 노래가 함께 퍼진다. 몸집이 작대서 노래가 작지 않다. 몸집이 크기에 노래가 더 우렁차지 않다. 새가 노래할 적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보면, 기쁘게 여는 하루일 적에 조잘조잘 재잘재잘 신나게 울리는 숨결이로구나 싶다. 시골이 아닌 서울·큰고장에서 문득 만나는 새가 들려주는 노랫소리는 무척 작다. 부릉거리는 소리가 끔찍하도록 크고, 잿빛집에서 퍼지는 소리에 감겨든달까. 바람소리가 아닌 부릉소리가 시끄럽기에 서울새는 그만 노래를 잃지 싶다. 읍내로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나가는 시골버스는 손님 둘, 들어오는 시골버스는 빽빽. 해가 지는 하늘에 구름이 모인다. 밤에는 구름이 짙게 덮는다. 《미스터 요리왕 41》을 덮으며 가늘게 숨을 고른다. 끝까지 읽어냈구나. 부드러우면서도 나즈막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갔구나 싶다. 부엌지기는 칼만 다루지 않는다. 나물도 쌀도 고기도 다루고, 물도 바람도 그릇도 다룬다. 설거지에 빨래에 쓸고닦기도 할 줄 알 노릇이요, 사람을 마주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마음도 있어야 한다. 모든 자리가 매한가지이다. ‘한 가지만 잘 하기(전문가)’란 말이 안 된다. 고루 보고 두루 사랑할 적에 비로소 어른으로 스스로 선다.


#蒼太の包丁 #本庄敬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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