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6.

《보통의 그녀 1》
 하루나 레몬 글·그림/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2.3.25.



집에 쌓은 책을 치우느라 시골집에서 조용히 바람을 쐬고 가을볕을 누린다. 나는 오늘도 민소매에 깡똥바지이다. “안 춥냐?”고 묻는 숱한 사람들한테 “안 덥냐?”고 되묻는다. 달종이(달력)나 눈금(온도계)은 그만 보자고, 하늘하고 바람을 보자고 말한다. 하늘하고 바람을 살피면, 누구나 한여름에 긴소매에 긴바지를 입을 수 있다. 겨울에도 민소매에 깡똥바지로 다닐 수 있다. 둘레나 눈치에 휘둘리지 않을 노릇이다. 스스로 나(참나)를 바라보면서, 스스로 나(넋)를 사랑한다면, 하루그림을 담는 마음빛을 본다면, 우리한테 더위도 추위도 없이 늘 즐겁게 맞이할 오늘이 있다. 《보통의 그녀 1》를 읽으면서 모처럼 알뜰한 그림꽃이 나왔나 하고 생각하다가, 끝자락으로 갈수록 뭔가 아리송하더니, 두걸음째에서 어영부영 끝난다. 구태여 짝짓기를 시키려고 들며 줄거리가 엉켰다. ‘이래야 한다’나 ‘이래도 좋다’가 아닌 ‘나는 이렇게 하루를 누린다’는 눈빛으로 붓끝을 놀리면 누구나 아름다이 글을 쓰고 그림을 담을 만하다. 그린이가 눈치를 너무 보는구나. 애써 가르치려(교훈) 들면서 어긋나고 말았다. “쟤도 있네”나 “저기도 있네”처럼 자꾸 둘레에 마음을 빼앗기는 줄거리를 섞으면 이도 저도 아닌 맹물로 끝난다.

#はるなれもん #ダルちゃん #はるな??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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