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니스의 황금새 2 - 시프트코믹스
하타 카즈키 지음 / YNK MEDIA(만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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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11.18.

만화책시렁 476


《카이니스의 황금새 2》

 하타 카즈키

 장혜영 옮김

 YNK MEDIA

 2020.10.15.



  열 살에 이를 무렵까지 순이돌이를 가를 일이 없었습니다. 똑같이 함께 놀고 어울리는 사이였습니다. 열한 살 무렵 순이돌이를 가르는 판을 배움터에서 자주 겪으면서 “왜 둘이 갈라서 다투거나 싸우거나 겨루어야 하는지” 알쏭했는데, 이제 와 돌아보면 지기(반장·부반장)를 뽑을 적마다 갈라서고, 두 지기는 으레 ‘순이 쪽·돌이 쪽’으로 배움칸 아이들을 몰기 일쑤였습니다. 순이돌이는 겉으로 보기에 다를 수 있으나, 겉으로도 비슷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겉몸이 다른들 무엇이 대수일까요? 똑같이 사람이고, 삶이고, 사랑인걸요. 《카이니스의 황금새》는 ‘오직 돌이만 글을 익혀서 쓸 수 있던 지난날 영국’ 이야기를 다룹니다. 글을 익히고 싶어서 용쓰고, 글을 익혀서 책을 읽자니 스스로 글을 쓰고 싶을 뿐 아니라, 이웃한테 읽히고 싶은 순이가 있다지요. 그러나 ‘순이 이름’으로는 글을 내놓지도 책을 묶지도 못 하던 판이라, ‘돌이 이름’을 짓고서 ‘돌이 몸차림’으로 다니던 사람을 다룹니다. 아직도 ‘돌이스럽다(남성적)·순이스럽다(여성적)’ 하고 가르는 낡은 틀이 있습니다. 그저 글을 보고 사람을 보고 삶을 봐야 하지 않을까요? 힘꾼·돈꾼·이름꾼을 걷어내고서 오직 살림·삶·사랑을 품고 바라볼 일입니다.


ㅅㄴㄹ


“방금 어떤 기분이었어? 비밀은 들키고 싶지 않기에 비밀인 거야.” (22쪽)


“글쎄? 나도 아직 잘 몰라.” “본인이 쓰면서도?” “쓰는 동안 계속 달라지니까.” (110쪽)


“자, 여기서 질문! 이 두 와인의 맛이 똑같다고 생각해?” “네, 같은 걸 따랐으니까요.” “그게 당연하지? 하지만 세상은 왠지 몰라도 맛이 다르다고 말해. 명백하게 안에 든 와인은 같은데.” (121쪽)


“이 이야기는 더 큰 범주로 연결돼. 남자와 여자, 속은 똑같아.” (122쪽)


#カイニスの金の鳥 #秦和生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자칫 《아르테》 꼴이 날까 싶어

석걸음까지 읽고서야

비로소 느낌글을 쓴다.

넉걸음이 마무리인 듯싶고

일본에서는 나왔고

한글판은 아직 멀었는데

부디 넉걸음 마무리까지

이야기를 슬기로이 풀기를 빈다.


《아르테》는 대여섯걸음까지는 알찼으나

갈수록 질질 끌고 샛길로 빠지면서

이제는 어영부영 부풀리기만 하며

언제 끝이 날는 지 모른다.


‘남녀 구분’에 너무 매이면

오히려 이야기가 엉키고 만다.

‘오직 사람이 걸어갈 사랑’을 보며

차분히 다독일 적에

아름책 한 자락이 이 땅에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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