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고화질세트] 미스터 요리왕 (총41권/완결)
혼죠 케이(만화) / 스에다 유이치로(글) / 김봄(옮김) / S코믹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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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숲노래 만화책 2022.10.26.

만화책시렁 462


《흙 3》

 혼죠 케이

 성지영 옮김

 또래문화

 1997.9.5.



  마음이 없다면 맨손으로 흙을 만지더라도 흙결을 못 느껴 끝내 모릅니다. 이름이 흙이어도 다 다른 흙입니다. 누렇거나 허여멀건 빛이라면 죽은 흙입니다. 아니, 숨결이 없는 흙이라 하겠지요. 숨결이 없는 흙에는 아무 씨앗도 뿌리를 못 내려요. 모래벌판에서는 나무도 들풀도 버티지 못 합니다. 작은숨결이 살아가는 흙이라면 까무잡잡하지요. ‘까만흙(부엽토)’이기에 싱그러워요. 숲흙은 까만흙입니다. 숲사람은 까만살결입니다. 문득 돌아보면 ‘까망’이라는 빛깔은 밤빛이면서 고요를 품어요. 꿈으로 가는 빛이기에 밤이면서 까맣습니다. 우리 살림은 얼마나 까무잡잡한가요? 우리 눈길은 얼마나 고요한 밤내음을 품을까요? 《흙 3》은 숲을 잊다가 그만 잃어버린 사람들 마음결이 얼마나 매캐하거나 쓸쓸한 나머지 먼지바람을 일으키나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잎물(차)은 바위도 흙도 바람도 해도 비도 머금기에 우리 몸을 살립니다. 열매는 해바람비를 두루 품기에 우리한테 살림밥이에요. 낮에는 햇빛을 하얗게 마주하고 밤에는 별빛을 까맣게 받아들이는 하루라면, 누구나 눈빛을 틔우고 마음빛을 열 테지요. 숲은 사람이 쟁기로 일구지 않고 거름을 뿌리지 않고 비닐을 씌우지 않기에 까무잡잡할 뿐 아니라, 뭇숨결이 어우러지면서 날마다 노래입니다. 숲을 잊기에 사랑을 잃지 않을까요? 숲을 그리기에 사랑입니다.


ㅅㄴㄹ


“노인의 머리엔 우리들의 몇 배나 되는 지혜가, 마음엔 시가 깃들어 있다구요.” (15쪽)


“의약은 옛날부터 숲에 있는 물질이었어요. 그걸 석유나 석탄으로 합성한 것이 현재의 약입니다.” (73쪽)


“암차의 맛을 결정하는 건 그 나무가 나 있는 바위입니다. 암차의 맛은 바위의 맛입니다.” (93쪽)


“나무와 녹음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물의 회랑’입니다. 비는 식물에 저축되어 대지에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나무들로부터 증발되어 하늘로 올라가 다시 비가 되어 내립니다.” (110쪽)


“왜 옮겨 그리는 거죠? 사진 쪽이 빠르고 정확하잖아요?” “확실히 시간이 걸립니다만, 그래서 더 즐겁습니다. 이렇게 하고 있으면 숲의 바람이나 온갖 생물의 기운을 느끼고, 자신도 숲의 일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160쪽)


“숲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을 지키며 키웁니다. 숲이 없인 그 무엇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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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庄敬 #seed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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